"미들스브러는 월드컵 출전이라는 선수의 꿈을 망쳤다"(핌 베어벡 호주 대표팀 감독), "베어벡 감독은 단지 속죄양이 필요할 뿐이다"(고든 스트래천 미들스브러 감독).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도 친숙한 핌 베어벡(54) 호주 대표팀 감독과 고든 스트래천(53) 미들스브러 감독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시기에 이들이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까닭은 최종 엔트리(23인) 선정을 놓고 명백한 입장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엔트리를 지각 제출한 베어벡 감독은 그 원인으로 스트래천 감독을 지목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베어벡 감독은 미들스브러의 수비수 라이스 윌리엄스(22)를 최종 엔트리에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미들스브러의 부실한 선수 관리로 마지막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벡 감독은 스트래천 감독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들스브러가 선수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도록 유도했다는 판단에서다.
베어벡 감독은 "윌리엄스는 언제나 훈련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스트래천 감독은 윌리엄스가 부상을 안고 매 경기에 나서도록 지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베어벡 감독은 "어린 선수가 이런 리스크를 안고 경기에 나섰던 것이 정상인가? 만약 윌리엄스가 제 컨디션이었다면 그의 월드컵 출전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월드컵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스트래천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스트래천 감독은 윌리엄스의 출전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것일 뿐, 자신의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트래천 감독은 "선수의 출전은 구단 의료진의 판단이 우선이다. 그리고 의료진은 선수의 미래를 고려해 경기에 뛰어도 될 수 있을 때 출전을 허락했다. 베어벡 감독은 단지 속죄양이 필요할 뿐이다"고 반박했다.
물론 가장 답답한 쪽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는 윌리엄스. 윌리엄스는 최종 엔트리 잔류에 실패한 뒤 "베어벡 감독은 나에게 기회를 줬지만 내 몸은 100% 최선을 다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서 안타까움 마음을 전헀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