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이재한 감독, 6월 16일 개봉)가 논란이 됐던 '일본해'를 '동해'로 수정한 후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포화속으로'는 3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 내의 상영에서 '일본해(Sea of Japan)'로 논란이 됐던 영화 초반 지도 표시를 '동해(East Sea)'로 바꾼 장면이 등장했다.
이재한 감독은 상영 전 무대에서 "감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지난 주(일본해 표기 논란)에 있었던 일은 죄송하다"고 말하며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113억의 제작비를 들인 전쟁영화 '포화속으로'는 6. 25 한국전쟁의 운명이 걸린 낙동강 지지선을 지키기 위한 남과 북의 처절한 전쟁 한복판에서 포화 속으로 뛰어 든 학도병 71명의 슬프고도 위대한 전투를 그린 실화 소재 영화.
베일을 벗은 '포화속으로'는 '내 머릿 속의 지우개', '사요나라 이츠카' 등을 만든 이재한 감독의 영화적 재능을 확인시키는 작품이다.

전쟁물은 이 감독이 전에 시도한 적 없는 장르. 하지만 감독의 장기인 멜로 영화의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은 몸집이 큰 남성적 전쟁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아났다.
블록버스터 전쟁물이지만 액션 영화의 과함 대신 깔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흡인력 강한 감동 휴먼드라마로 탄생했다. 이 감독의 특성인 스타일리시한 비주얼 역시 많은 공을 들였음이 느껴졌다. 사실 액션물로 영화를 시작했다는 이재한 감독이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화 '첩혈쌍웅' 리메이크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했다.
배우들의 조화와 시너지 효과도 뛰어나다. 영화에 첫 도전하는 가수 겸 연기자 최승현(탑)은 대사보다도 강렬한 눈빛과 슬픔을 머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장악했고, 자신보다 한창 나이가 어린 학도병 역을 맡은 교복을 입은 권상우는 그의 출세작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는 듯한 반가움을 전했다. 반항기 어린 말투와 표정은 미국 영화평론가로부터 '제임스딘 같다'란 말을 듣기도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군 차승원과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김승우의 이미지 대결 역시 인상깊다.
영화는 전쟁물이지만 고루하지 않다. 감동과 재미, 슬픔과 유머가 적절히 조화된 깔끔하면서도 강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포화속으로'는 최근 국내 상영 전 미국 스탠포드 대학 내 아태연구소(Asia-Pacific Research Center at Standford University)의 공식 초청으로 상영회를 가졌다. 이 같은 상영회는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이후 2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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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