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목표를 써놓으면 이뤄지더라구요. 지난해 말 마무리훈련에 앞서 첫 시즌 목표도 적었어요".(웃음)
국내 리그 수준이 높아지면서 신인이 입단 첫 해 1군 무대를 밟는 일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해 아시아청소년 선수권에서 대표팀의 주축 투수로 분투했던 문성현(19. 넥센 히어로즈)의 소박하면서도 당찬 목표는 의미가 있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넥센에 4순위로 지명된 문성현은 올 시즌 10경기에 나서 1패 평균 자책점 4.00(2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18이닝 동안 12개의 사사구를 내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당돌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으로 팀 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시진 감독 또한 문성현에 대해 "장래 마무리감"이라며 높은 점수를 주기도.
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문성현은 지난해 만났을 때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듯 했다. "처음 1군 무대를 밟을 때는 긴장되었는데 계속 나가다보니 재미있다"라며 웃은 문성현은 "2군에서 동료들이 '가서 잘하고 아프지 말고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해라'라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라는 말로 아직 2군 강진 베이스볼 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데뷔 시즌인 만큼 고교 시절과 다른 타자들의 수준에 혀를 내두를 법도 했다. 문성현 또한 그 질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답했다.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이끌면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어요. 볼 두 개를 내주면 스트라이크를 잡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특히 프로 타자들은 실투 하나도 절대 놓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실투를 던지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신인인 만큼 그 또한 신인왕 타이틀을 목표로 하고 넥센에 입단했을 터. 문성현은 "그동안 내가 세운 목표를 종이에 써서 이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충암고 시절에도 '대회 우승' 같은 것들을 목표로 적어놓으면 그게 얼마 지나지 않아 실현되더라"라며 웃은 문성현은 데뷔 시즌 개막 전 써놓은 목표에 대해 밝혔다.
"일단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어야 신인왕 자격도 갖출 수 있겠지요. 동계 마무리 훈련 시작과 함께 '1군 풀타임-신인왕-부상 없는 한 해' 거기에 '연봉 인상'을 목표로 적었습니다.(웃음)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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