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쇼 하차’ 외압이냐 오해냐 '진실게임'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6.03 18: 44

김제동의 토크쇼 하차와 관련한 진실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김제동 측과 Mnet이 서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지난 1일 김제동 소속사 다음기획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김제동이 Mnet의 ‘김제동 쇼’를 맡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김제동이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제동이 추도식에서 사회를 맡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Mnet 제작진이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김제동은 “추도식 참여를 문제 삼는다면 더 이상 ‘김제동 쇼’의 진행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제작진에 전달했다. 김제동의 단호한 태도에 대해 Mnet 측은 “그렇다면 추도식 이후 방송여부를 결정하자”고 알려왔다.
‘외압’ 논란이 일자 Mnet 측은 이날 오후 OSEN에 공식 입장을 전했다. 방송사 관계자는 “상반기 정기 개편이라 할 수 있는 ‘써머 브레이크’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김제동 쇼’를 비롯해 연애 버라이어티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스캔들 시즌2’ 등을 6월 초순부터 방영할 계획이었다”면서 “개편에 따라 네트워크 디자인은 물론이고 미뤄졌던 신규 프로그램이 일제히 선보이게 된다”고 전했다.
정치적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는 “Mnet은 순수 음악 전문 채널이다. 전문화된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정치적 칼라를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자 다음기획 대표는 2일 또 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주요 쟁점 사안을 꼬집었다. 그는 “첫 방송의 연기와 연이은 녹화 취소에는 김제동의 추도식 사회 문제가 주된 원인이었다. 누군가 정치적 부담을 갖고 ‘김제동 쇼’의 편성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큰 쟁점은 과연 Mnet이 편성 연기와 관련한 주요 내용을 소속사에 전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5월 6일 방영되기로 했던 첫 방송이 5월 13일로 한 차례 연기될 때까지도 6월 개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4월 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처음 했을 때도, 5월 중순경 재차 만류하였을 때도, 6월 개편에 대해서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추도식에 참석하게 되면 방송은 연기될 수밖에 없으니 이해를 해 달라고 했으며 김제동은 ‘그렇다면 더 이상 저는 이 프로그램을 맡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하고 그 자리를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파국만은 막아 보자는 생각에서 ‘김제동 쇼’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 제작진과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적어도 추도식 이후인 5월 25일까지는 결정해서 통보해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녹화가 연달아 취소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제작진에게 어찌 된 일인지 문의했을 때에야 ‘6월 개편 때 편성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6월 편성이 확실하다면 이를 공식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그 조치들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김제동을 설득시키기 힘들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즉, 소속사 대표의 말에 따르면 김제동 측은 편성 연기 방침에 대해 전혀 몰랐고,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음에도 Mnet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편성과 관련한 Mnet 측의 설명이 다음기획 측 주장과 판이하게 달라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제동 쇼’ 책임 프로듀서인 김동준 CP는 한 토론 게시판에 “이번 논란의 핵심인 방송지연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김제동에게 6월 채널 개편을 앞두고 있어 그때 맞춰가자고 했다. 김제동은 "알았다. 다만 너무 늦춰지지만 않게 해 달라. (방송이) 7, 8월로 넘어가면 난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구체적 방송시기와 관련해선 편성팀과 협의 중이어서 정확한 날짜를 얘기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쟁점 사안에 대해 Mnet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Mnet 한 관계자는 3일 오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사태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던 시기여서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성이 미뤄졌다”면서 “트위터나 뉴스 보도 등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알렸고, 제작진에서도 김제동 측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 이번에 김제동 측에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읽어봤는데 당혹스러웠다. 누가 문제라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왜 이렇게 정치적인 문제로 왜곡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김제동 쇼’는 지난 4월 21일 첫 녹화를 마쳤으나 5월 6일 방송 예정이던 첫 회가 방송되지 못해 여러 추측이 일었다. 첫 녹화는 지난달 21일 서울 CJ E&M 센터에서 진행됐고, 현장에는 150여 명의 관객들이 자리한 가운데 프로그램 게스트인 가수 비, 보조 MC를 맡은 작곡가 김형석이 참여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5월 중으로 예정돼 있던 녹화가 연달아 취소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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