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김선우의 올 시즌 활약이 중요하다. 그들이 투타의 핵심 축이지 않은가".
2010시즌 개막 전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선수단 지도에 여념이 없던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재임 7년 째 시즌을 앞두고 주포 김동주(34)와 국내 투수진 맏형 김선우(33)의 활약상에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주축이 바로 서야 팀이 원하는 우승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
"올해는 팀 주축 선수들에 더욱 주목하며 힘을 실어주고 싶다. 특히 선수단 맏형 김동주와 국내 투수진 맏형 김선우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하다. 염원하던 우승을 이루려면 그들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하다".

지난 3일 잠실 넥센전서 그들은 동반 활약을 통해 삼성과 2위 전쟁 중인 팀에 힘을 실었다. 김동주는 1회 선제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3안타 3타점을 작렬했고 선발로 나선 김선우는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9-0 승리에 확실히 공헌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전적 30승 1무 22패(3일 현재)로 삼성을 1경기 차로 밀어내며 단독 2위에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주와 김선우의 올 시즌 활약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 하다. 김동주는 아직 다리 부상에서 확실히 낫지 않아 3루 자리를 이원석에게 내준 상태지만 3할5푼4리 8홈런 27타점으로 여전히 정확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타자의 공격 파급효과를 알려주는 OPS(출루율+장타율)면에서 김동주는 9할8푼으로 전체 타자들 중 4위에 올라있다.
2008년 미국 생활을 마치고 국내 무대로 복귀한 김선우의 올 시즌 활약도 나쁘지 않다. 6승 3패 평균 자책점 3.74를 기록 중인 김선우는 총 67⅓이닝(전체 6위)을 소화 중이다. 특히 경기 중 정면타구에 오른손 타박상을 입은 동시에 무릎이 100%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 김선우는 선발 로테이션 공백을 만들지 않기 위해 몸 관리에 힘쓰며 등판 순번을 지키고 있다.
현 상황에서 두산에 필요한 역할을 김동주와 김선우가 해주고 있는 만큼 이들의 활약상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파급 효과를 나타낸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할5푼7리의 고타율을 자랑했던 김현수가 4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한 뒤 선수 나름의 '성장통'을 겪는 가운데 숨은 '우산 효과'로 팀에 공헌 중인 김동주의 존재가 없었더라면 자칫 두산 타선은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었다.
이재우의 팔꿈치 부상, 이현승의 어깨 통증으로 경보가 울렸던 선발진을 생각하면 김선우의 활약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까지 2년 간 17승을 올렸으나 안정성 면에서 아쉬움을 비췄던 김선우는 올 시즌 변종 체인지업의 구사도를 높이며 스스로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조금 더 효과적인 투구를 펼치며 내야수들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있음은 물론 최근 2경기서는 팀이 다급한 상황에서 선발승을 수확 중이다.
김 감독 또한 경기 후 "투-타 맏형들인 김동주와 김선우가 제 몫을 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홈 3연전인만큼 우세 형국으로 마치고 싶었는데 이들 덕분에 2승 1패 작전에 성공했다"라는 말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의 웃음은 시즌 전 감독이 밝힌 말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점과 맞물려 더욱 밝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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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동주-김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