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우충원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노이 스타디움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유럽 전지훈련을 모두 마쳤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은 이번 열흘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여러 가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게 됐다. 벨라루스 스페인과 평가전을 펼치며 모두 0-1 패배를 당한 대표팀은 졌지만 수확이 있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스페인과 대결을 준비하던 대표팀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벨라루스전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 단순히 부상으로 인한 출전이 문제가 아니라 베스트 11이 한데 모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빈 자리는 굉장히 컸다.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는 '박선생' 박주영(AS 모나코)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지만 수비적인 임무를 부여받은 박주영은 허정무 감독의 지시를 전혀 어기지 않았다.
미드필드 진영과 함께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친 박주영은 간헐적으로 역습을 시도하며 스페인 수비진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리고 염기훈(수원)-김재성(포항)-이청용(볼튼)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들도 무리한 공격을 펼치지 않고 조직력을 다지면서 경기를 펼쳐 안정감을 더했다.
벨라루스전과 비교가 안될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인 대표팀은 후반 20분 주전들을 대거 투입한 스페인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허정무 감독이 스페인과 경기에 대해 본선 상대인 아르헨티나에 대비한 평가전이라는 데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기대되는 측면이 있었다.
이날 경기서 허정무호는 졌지만 납득할 만한 패배였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직전과는 달랐다. 당시 유럽 전훈 평가전서 1무 1패를 기록한 것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분명히 내용은 차이가 있었다.

물론 스페인전서도 문제점은 발생했다. 조커로 활용될 '반지의 제왕' 안정환(다롄)의 컨디션 회복이 더디고 있다는 것. 벨라루스와 경기서 부진했던 안정환은 스페인과 경기서도 원활한 움직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중원 미드필드 싸움서 상대적으로 밀려 제대로 된 패스를 받지 못한 안정환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안정환은 특별히 볼을 잡을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안정환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실망스러웠다.
또 박주영의 파트너를 완벽하게 찾아내지 못했던 것도 분명히 스페인전서 해결해야 했던 사항이다. 그리고 베스트 11이 본선을 앞두고 단 한 번도 함께 뛸 수 없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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