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우충원 기자] 유럽 전지훈련서 대표팀의 성과 중 하나가 골키퍼 정성룡(25, 성남)의 성장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노이 스타디움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유럽 전지훈련을 모두 마쳤다.
남아공 입성을 앞둔 가운데 대표팀서 가장 큰 뉴스거리는 바로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골키퍼 자리에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생긴 것. 이날 허정무 감독은 마지막 평가전인 스페인전에서 이운재와 정성룡에게 각각 전반과 후반 45분씩 기회를 나눠줬다. 일반적으로 주전 골키퍼는 쉽게 바꾸지 않는 관례를 깨고 월드컵 전 마지막 경기까지 둘의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선발 출전한 이운재가 무실점으로 45분을 마친 반면 교체로 나온 정성룡은 후반 40분 헤수스 나바스의 중거리 슛에 실점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랐다. 스페인은 선발 멤버로 주전들을 모두 내보내지 않았다. 게다가 대표팀도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힘을 보탰다.
덕분에 쉽사리 공격 기회를 주지 않았지만 전성기에 비해 운동 능력이 떨어진 이운재는 빠르고 날카롭게 날아오는 중거리 슈팅과 크로스 처리에 불안감을 줬다. 전반 36분 순발력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후반에 골문을 지킨 정성룡은 비록 실점했지만 안정감 있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가능성을 보였다. 후반 20분 스페인 주전들이 대거 투입되며 흔들릴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침착한 플레이로 수비진을 안심시켰다.
물론 후반 40분 스페인의 헤수스 나바로에 결승골을 허용했지만 쉽게 막을 수 있는 슛이 아니었고 수비진의 실수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내줄 골을 내준 것.
허정무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선수 개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골키퍼 경쟁이 점화됐냐는 질문에는 "골키퍼는 당일 컨디션과 기량이 가장 좋은 선수가 나설 것"이라며 경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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