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김연아 선수와는 이런 경쟁을 이어갔으면 싶어요"(아사다 마오).
4일 오후 4시 잠실 실내체육관. 예정된 리허설 시간을 훌쩍 넘긴 상황이었지만 홀로 빙판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피겨퀸' 김연아(20, 고려대)의 동갑내기 라이벌로 잘 알려진 아사다 마오(20, 일본).
아사다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재현이 콘셉트인 메달리스트 온 아이스(Medalist on Ice, 5일~6일 오후 3시 반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한국 팬들에게 멋진 연기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 밴쿠버 올림픽의 재현
아사다에게 밴쿠버 올림픽은 사실 잊고 싶은 기억이다. 자신의 경쟁 상대인 김연아가 환상의 연기 속에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아사다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 속에 통곡을 하며 4년 뒤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우승을 다짐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아이스쇼에서는 즐거움만을 생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연아의 라이벌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신을 환영하는 한국 팬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하다는 판단이다.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인 '종'과 갈라프로그램인 '카프리선'의 완벽한 연기를 약속했다.
아사다는 "한국이 벌써 다섯 번째다. 한국만 방문하면 팬들의 환영이 놀랍기만 하다. 언제나 환영을 해주시는 팬들이 있기에 한국이 반갑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사다는 이번 아이스쇼가 끝난 뒤 차기 시즌을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그동안 역동적인 프로그램을 선호했던 아사다는 "이번 프로그램은 느리고 부드러운 프로그램이 될 거에요"라고 귀띔했다.

▲ "오서 코치? 저도 놀랐어요"
아사다와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관계.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관심을 모은다.
최근 그 정도는 더욱 심했다.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와 결별을 선언한 아사다가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오서 코치가 아사다 측이 코치직을 제의하면서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잡음은 더욱 커졌다.
아사다 측에서 오서 코치를 영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일단락됐지만 아사다와 김연아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당혹스러운 일이 분명했다.
아사다는 "오서 코치를 영입한다는 이야기에는 저도 놀랐어요. 뉴스를 보고서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사다는 이런 상황이 새로운 코치를 빨리 정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다. 아사다는 "저도 빨리 새로운 코치를 정하고 훈련을 하고 싶은데 상황이 이렇다.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코치를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아사다에게 김연아는?
아사다에게 김연아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아사다의 대답은 명확했다. 아사다는 "서로를 만났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또한 아사다는 김연아와 경쟁 구도가 스케이트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랬기에 김연아의 은퇴 가능성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사다가 김연아의 은퇴를 만류하는 까닭은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처럼 올림픽의 설욕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사다는 "앞으로도 연아 선수와는 이런 경쟁을 이어갔으면 싶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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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