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교사로 첫 교단에 선 임미숙(27. 여 / 가명)씨는 학교에서 죽을 맛이다. 첫 출근 때의 긴장은 물론 갑자기 바뀐 라이프 사이클로 한 동안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 화장실에서 제대로 일을 보지 못하면서 일은 점점 커졌다. 당장 더부룩 답답에 더해 꽉 막힌 생활 때문에 죽을 맛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마전 친구들을 만났을 때 ‘벌써부터 배가 나오고 선생 티 내냐’란 우스개 소리에 큰 상처까지 받았다. 변비약으로 한 동안 위기는 벗어났지만 변비약도 이젠 소용이 없을 정도. 변비와 주변 사람들이 수근 거리는 듯한 느낌 때문에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지 않다.
청결 클리닉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변비는 환자가 인식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짜증나는 병”이라며, “여기에 더해 변비 때문에 생기는 당하는 생활속 여러 문제는 더 크다”고 말한다.
□ 변비약은 임시 방편일 뿐

사람마다 조금씩 증상의 차이는 있지만, 일주일 동안 큰 일을 두 번 이하로 보거나 변이 굵고 딱딱할 때, 일을 본 다음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잔변감이 있을 때는 변비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변을 보는 것이 매우 힘들고, 양이 적거나 이 같은 증상을 석달 이상 끌고 있는 만성일 경우에도 변비로 정의한다.
변비 때문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식욕저하와 소화 불량. 몸 속의 노폐물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언제나 더부룩하고 소화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몸 속에 노폐물이 쌓이면 그대로 부패가 시작된다. 부패되면서 심한 가스를 만드는데, 이 가스는 혈액속으로 스며들거나 역류해 심한 입 냄새를 만든다. 또 심한 피부 트러블과 만성피로까지 만드는 고약한 역할을 한다.
속병이지만 몸 밖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노폐물이 그대로 몸 속에 있기 때문에 똥배가 두드러지게 된다. 심한 피부트러블 때문에 얼핏 보면 피부병 환자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변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속병에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고 이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변비로 고통을 받으면 보통 변비약으로 해결한다. 단순한 생활 습관의 변화와 일시적인 소화장애가 원인이 됐을 때는 변비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 허나 만성으로 확대된 경우나 몸 속 장기에 이상으로 발생했을 때는 오히려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그 예로 변비약이 없으면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것과 변비약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든다.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 변비, 속과 마음을 뚫어야 한다.
해우소한의원의 김준명 원장은 “변비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들 중 80%는 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을 더 힘들게 받아들인다”며, 변비에서 탈출해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도 벗어 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전문의들의 설명에 따르면 변비 환자들의 70% 가량은 대부분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불규칙적인 생활과 운동부족은 장기의 부담을 계속 주게 된다. 또 인스턴트 음식과 육식을 자주하는 공통점이 있다. 육식 역시 소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변비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변비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습관은 운동과 채식 위주의 식단이다. 가벼운 운동은 장기의 긴장을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다. 채식 위주의 식단은 풍부한 섬유질이 배설을 돕기 때문에 몸 밖으로 노폐물이 잘 배출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요한데,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1.5리터에서 2리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리한 다이어트 역시 변비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그 만큼 배설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배설을 막기 때문에 이 역시 피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바꿔도 변비에 시달린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몸 속 장기에 이상이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감정적인 문제가 심하면 간과 비위가 손상을 입게 된다고 설명한다. 비위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기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또 간의 손상은 비위의 기능을 더욱 저하 시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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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해우소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