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에이스' 킹 펠릭스, '1이닝 4K' 잡고 포효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6.05 07: 45

야구는 1이닝 3아웃, 9이닝이 정규이닝이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그리고 일본에서도 똑같은 룰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있는 법. 가끔은 한 이닝에서 4개의 아웃카운트가 존재한다. '낫아웃(Not Out)'이라는 룰 때문이다. 
정식 용어로는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strike out not out)이라고 불리는 낫아웃은 투수가 던진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타자가 헛스윙했지만 포수가 받지 못하여 기록상에는 삼진 아웃이 표시되지만 아웃 카운트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가리킨다.
노아웃이나 원아웃에서는 1루에 주자가 없을 경우에만, 투아웃 상황에서는 주자 유무와 관계없이 낫아웃이 적용된다. 타자는 아직 아웃이 되지 않은 상태로 1루까지 뛸 수 있으며, 포수는 놓친 공을 잡아 타자에게 직접 태그(tag)하거나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1루로 공을 보내 베이스에 터치해야 아웃으로 인정된다.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 간판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지난 4일(한국시간) 시애틀 홈구장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1사사구 1실점하며 9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그런데 9개의 탈삼진 가운데 한 이닝에 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진기명기'를 연출하며 포효했다.
에르난데스는 8회초 미네소타 선두타자 데나드 스판에게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 96마일(155km) 바깥쪽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맷 톨버트를 상대로도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 95마일(153km) 바깥쪽 높은 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투아웃까지 잘 잡은 에르난데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타자인 조 마우어를 상대로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 원바운드성 85마일(137km)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나 포수가 블로킹을 하지 못하고 포수 뒤쪽으로 공이 흐르자 마우어는 재빨리 1루까지 뛰어 세이프가 됐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다음타자 저스틴 모노에게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95마일(153km) 직구를 바깥쪽 꽉차게 꽃아 넣으며 스탠딩 삼진을 잡아내며 한 이닝 4탈삼진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엠엘비닷컴(MLB.com)과 인터뷰에서 "정말 대단하지 않았나"라고 농을 던진 뒤 "농담이었다. 내가 승리를 거둔 경기의 일부였을 뿐이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시애틀 투수들 중에서 한 이닝 4탈삼진 기록은 지난 2003년 4월 5일 시애틀 마무리 투수였던 일본인 사사키 카즈히로가 주무기인 포크볼을 구사해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기록한 적이 있다.
블로킹을 하지 못하고 공을 빠뜨렸던 포수 롭 존슨은 "클리프 리의 공은 편안하게 잡을 수 있지만 에르난데스의 공은 싱커, 커터, 솟아 오르고, 가라 앉아서 정말 잡기 힘들다"며 "그의 공을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받아보면 알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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