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여배우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연기로 대중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여배우들이 또 다른 대중과의 소통의 창구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글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연기자 이외의 또 다른 면모를 깊이 있게 전하고 있는 여배우들이다.
대한민국 대표 패셔니스타에서 구두디자이너, 이제는 에세이까지 출간한 배우 한지혜가 있다. 한지혜의 자전 에세이 '마이 페어 레이디'를 지난 1일 출간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속에서 보여지는 배우 한지혜가 아닌, 평범한 27세 싱글 여성으로 돌아가 현재의 삶과 고민을 뒤돌아보는 책이다.
한지혜는 "배우로서, 그리고 여자로 27년간의 삶을 살아오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나에게 어울리는 일일까?',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등등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며 고민했다"며 "화려하게 포장된 1회성 이벤트가 아닌 나와 같은 고민 속에 빠져있을지 모를 독자들과 함께 삶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찾고 공감할 수 있는 일종의 참고서가 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영화 ‘요술’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구혜선 역시 충무로의 대표적인 팔방미인 스타다. 영화의 시나리오와 OST 작업을 손수 해낸 구혜선. 이에 앞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한창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던 구혜선이 첫 번째 소설집 ‘탱고’를 내놓아 화제가 됐었다.
‘탱고’는 여주인공과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20대의 사랑과 이별, 그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그려낸 작품이다. 글 뿐 아니라 구혜선은 그동안 틈틈이 그려온 일러스트 40여 컷을 책에 함께 수록해 눈길을 끌었다.
구혜선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그녀는 열정적이고 자신의 가능성을 알리려고 하는 고도의 전술가이자 노력파"라며 "그림 그리는 실력도 수준급이며 글재주가 있어 몇 편의 독립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작사와 작곡을 하기도 하는 등 본인이 노력으로 빚어낸 과정들을 영화, 책, 음반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내고야 만다"고 서평을 전했다.
대학원 과정에서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배우들도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값진 한편의 책을 만들어 낸다. 배종옥은 지난해 국내 배우로 최초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배종옥은 4년 전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진학해 박사과정을 밟아왔다. 박사과정 졸업 논문의 주제는 ‘시청자 게시판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이를 위해 배종옥은 지난 2년 여간 SBS '내 남자의 여자', MBC '천하일색 박정금', KBS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학위 취득을 위한 준비에도 힘을 쏟아 결실을 얻었다.
고려대학교 언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아중은 김광수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집필 해 '감정 커뮤니케이션'을 출간한바 있다. 또한 올해 언론학과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데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희는 지난해 11월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전공 석사학위 과제로 '연기자의 스트레스와 우울 및 자살 생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예계 큰 문제로 대두된 자살에 대한 심층 연구에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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