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월 극장가는 19금 '파격' 영화들의 흥행이 눈에 띈다. 한국영화 '하녀'와 '방자전'이 그 주역들이다.
전도연, 윤여정, 서우, 이정재 주연의 '하녀'(임상수 감독)는 지난 달 13일 개봉한 후 7일 아침까지 전국 223만여(영화진흥위원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녀'의 바통을 이어받은 영화는 '방자전'(김대우 감독)이다. 김주혁, 조여정, 류승범이 주연을 맡은 '방자전'은 지난 3일 개봉 후,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86만여 관객을 끌어모았다. 개봉 5일째인 7일 9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된다.
장르와 개성이 현저히 다른 두 영화의 공통점은 '비틀고 벗기기'에 있다.
두 작품 모두 고전을 바탕에 두고 재해석을 통해 현대적으로 탄생한 작품. '하녀'는 故 김기영 감독의 기념비적인 60년대 영화를 현대를 배경으로 탈바꿈해 에로틱 서스펜스물로 재탄생시켰다.
상류층 주인집 남자가 자신의 집에 들어 온 하녀와 불륜을 저지르며 벌어지는 일이라는 내용은 같지만, 상류층의 허위의식, 하녀의 순수와 도발 등이 더욱 도드라진다.
'방자전'은 고전 '춘향전'의 미담을 뒤집은 사극영화로 춘향을 사랑한 방자, 출세지향가 이몽룡, 사랑과 일 모두 성취하려는 욕망에 충실한 춘향 등 새롭게 '뒤집힌' 캐릭터가 재미를 선사한다.
'비틀기'는 원전 안에 현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다. 충실함과 새로움의 선을 넘나들며 얼마 만큼 달라진 내용과 형식으로 현대를 사는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가가 관건이다. '하녀'는 임상수 감독의 서스펜스라는 무기를 가졌고, '방자전'은 재기발랄하고 위트 넘치는 설정과 캐릭터가 돋보인다.
또 두 영화 모두 '에로'란 무기로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의 약점을 딛고 가족단위 관객의 사랑을 받는 미국 판타지물들을 꺾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수위에 대한 기대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충무로에서 입지가 약하다고 평가받는 여배우들이기에 의미있다. 전도연은 출산 후 복귀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 파격 노출을 감행해 제 63회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아름답고 섹시한 춘향이로 분해 몸매를 드러낸 조여정은 이 영화로 가장 든든한 필모그래피를 얻었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