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봉한 후, 박스오피스 1위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 '방자전'(김대우 감독)에서는 춘향 말고도 또 한 명의 순수와 도발을 오가는 여성이 등장한다.
향단 역 류현경이다. 고전 속 향단이는 춘향이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존재감 약한 소녀였지만, 영화 속 류현경을 통해 재탄생한 향단이는 입체적 캐릭터다. 어리숙한 소녀의 면모에서 화끈한 도발녀의 기질까지, 180도 변신을 선보인다.
최근 열린 VIP시사회에서의 주변 사람들을 반응을 묻자 류현경은 "가족은 못 부르고 친한 동료들을 불렀는데 (최)강희 언니가 내 노출장면을 못 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최강희와 류현경은 지난 2004년~2005년 방송된 MBC 드라마 '단팥빵'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후 친분을 유지해왔다. 류현경은 최강희에 대해 "워낙 가족은 언니"라며 "강희 언니가 '우리 현경이 너무 멋있게 잘 했는데, 너무 동생 같아서 (노출신을) 못 보겠다'고 말하더라. 나보고 '언제 이렇게 컸냐'라고도 했다"라고 전했다.
최강희와 류현경은 6살 나이차이지만, 스스럼 없이 친한 친구다. 서로 만나면 '단팥빵'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하기도 한다고.
최강희에 대해 묻자 "몇 년전부터 더욱 언니다워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더 의지를 하게 된다. 사람들한테 말한다. 언니는 선물 같은 친구라고.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평소에는 엄마 같을 때도 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느닷없이 도움을 주는 사람, 내게 영향력을 주는 특별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류현경은 '방자전'을 찍기 위해 몸 관리를 해 7kg가 빠졌다. 아무래도 베드신이 있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에 작정하고 몸무게를 감량했다. 영화 속에 굉장히 가녀린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하자 "안그래도 오달수 선배님이 영화 촬영 중간 '너무 마른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아름다운 영상, 영화 속 美를 추구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었다.
고전 '춘향전'을 제대로 비튼 '방자전'은 노출 수위와 베드신 때문에 주위에서 우려가 있었지만, 본인은 전혀, 아무런 고민 없이 바로 선택했다. 그 만큼 영화에 대한 믿음과 김대우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화제가 된 베드신은 NG 없이 이뤄져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노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만큼 향단의 아픈 감정이 표현되느냐가 본인에게는 중요했다. 류현경은 몽룡과 향단의 베드신을 '슬픈 베드신'이라고 표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몽룡 역 류승범에 대해 묻자 "아직도 소년 같은 기질이 다분하고 신선함이 가득한 배우, 정말 연기에 대한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이미지 변신이 유연한 류현경은 죽을 때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 보고 싶단다. 역할에 대한 선입견 자체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슨 역이든, 아무리 작은 역이라도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하고 싶다. '방자전'의 향단이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이었기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좋은 역할을 맡아 영화에 누가 되지 않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고 말하며 다시한 번 소녀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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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