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굉장히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타격도 잘 되면 좋겠구요".
2009년이 도약의 한 해였다면 이제는 '굳히기'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원석(23. 두산 베어스)이 확실한 주전 도약과 함께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향해 각오를 굳게 다졌다.
지난 2008년 말 홍성흔(롯데)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은 지난 시즌 주전 줄부상 속에 내야 전 포지션을 담당하며 125경기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실책이 8개에 그쳤다는 점은 이원석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다.

올 시즌에도 이원석의 활약은 나쁘지 않다. 주포 김동주가 3루수로 버티고 있어 개막과 함께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원석이지만 허벅지, 발목 등의 부상으로 인해 김동주의 수비가 어려워지자 빈 틈을 제대로 메우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원석.
이원석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2할7푼7리 5홈런 26타점으로 나쁘지 않다. 득점권 타율이 3할대 중반에서 2할7푼3리까지 떨어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비시즌 동안 밀어치는 팀 배팅에 주력했던 모습은 경기 내용에서 또 한 번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서 이원석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3루로 스멀스멀 다가오는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 부드럽게 송구로 이어가는 모습은 그의 진가를 알 수 있게 했다. 지난 시즌서부터 김경문 감독은 이원석에 대해 "잡는 동작도 좋고 무엇보다 송구 동작이 정말 좋다. 롯데에서 잘 데려온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86년생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특례 혜택이 이번 기회 뿐인 이원석에게도 올 시즌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60인 1차 엔트리에 포함되어 9월 최종 엔트리 22인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하기 때문. 엔트리 발표 전만해도 "제가 과연 뽑힐 수 있을까요"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던 이원석이지만 이로 인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동시에 유격수-3루수로도 9할7푼대 이상의 수비율이 보장된 이원석. 단기전에서 얼마나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느냐 여부가 대단한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만큼 이원석이 좋은 페이스로 한 시즌을 치른다면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수비라고 생각합니다. 투수가 흔들려도 안정된 수비가 나오면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안정화되니까요. 일단 수비에 중점을 두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중요한 순간의 팀 배팅도 잊지 않을 거에요".(웃음)
안정된 수비와 적절한 부챗살 타법을 2010시즌 자신의 키워드로 이야기한 이원석. 경기 경험을 통해 한층 안정된 기량을 갖춰가는 중인 그가 팀 성적 상승의 선봉장이 되는 동시에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내야수로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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