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러스텐버그(남아공), 우충원 기자] '라이언킹'이냐 '반지의 제왕'이냐.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밤 남아공 러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실시한 현지 사흘째 훈련에 앞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이 많이 올라왔다. 그리스와 첫 경기 출전도 조금은 가능할 듯하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오후 8시반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그리스와 본선 1차전을 앞두고 있는 이동국(31)은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재활해 왔다.

이날 이동국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최전방 공격수로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허정무 감독은 가능하면 그리스전에 이동국을 출전시키고 싶은 마음을 비쳤다.
이동국과 함께 공격진의 최선참인 안정환(34)도 훈련에 열중하며 조커로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안정환을 뽑을 때 이미 후반 중반 이후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로 선발했기 때문에 그의 역할이 그리스전부터 필요할 전망이다.
이동국과 안정환은 서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이동국이 그리스와 경기에 선발 출전하기는 힘들겠지만 허정무 감독이 조금이라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환과 역할이 겹칠 수 밖에 없다.
안정환과 이동국은 서로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그러나 득점포를 쏘아 올리는 데는 모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트려 줄 교체 멤버로 누구를 선택할지 그리스전 내내 벤치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얻은 경험에 비춰 보면 상대 수비진이 느리다고 빠른 선수를 넣었는데 전혀 통하지 않기도 하더라. 빠르고 느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이 얼마나 좋으냐가 중요하다"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동국과 안정환 모두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표팀서 경쟁은 어쩔 수 없는 상황. 과연 허심이 누구에게로 기울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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