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신혜성, "데뷔 후 12년 중 가장 힘들던 시간.."[일문일답]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6.08 10: 06

담담한 척 했지만 중간 중간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가끔씩 말이 멎기도 했고, 마른 침을 삼키며 긴장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지 약 1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선 신혜성은 할 말이 많은 듯 무언가 깨알 같은 메모를 해왔지만 다 꺼내놓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되풀이했다. 버릇처럼.
6월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에 위치한 국제포럼에서 신혜성의 라이브 콘서트 'FIND VOICE IN SONG'이 열렸다. 지난해 도박 파문 이후 두문불출했던 신혜성이 오랜만에 선 무대이자 본격적인 컴백을 알리는 자리였다. 콘서트에 앞서 신혜성은 오후 4시 30분경, 기자회견을 갖고 컴백 소감과 그간의 근황, 콘서트에 대한 소개를 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의 기색을 내비쳤다.
다음은 신혜성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의 무대다. 소감은?
그렇다. 2월 24일에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처음이다. 데뷔 후 12년 동안 신화로서나 솔로로서나 이런 저런 공연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정식 발매한 뒤 첫 공연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다. 설레고 떨리고 긴장된 상태인데, 어제 공연에서 많이들 응원해주시고 그러는 모습을 보고 최선을 다했다. (신혜성은 앞서 6일 이미 1회 공연을 마쳤다)
▲오늘 공연에 대해서?
'FIND VOICE IN SONG'이란 일본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했기 때문에 일본어로 된 노래를 많이 하려고 했다. 또 오랜만에 신화 때의 노래를 혼자서 재미있게 꾸미는 무대도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제가 냈던 앨범 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나 타이틀곡도 섞어가며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아쉬울 만큼 전개가 빠르고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 되도록 해봤다.
▲신화 노래를 오랜만에 하는 것 같다. 신화 멤버들과 요즘도 잘 지내는지, 또 다 같이 모여 활동할 계획은 없는지?
예나지금이나 12년째 너무 잘 지내고 있고, 특히나 요즘 들어 연락을 많이 한 것 같다. 다들 군 생활을 열심히 잘 하고 있다. 계속 서로서로 연락하고 가끔씩 만나기도 하고 의지하는 친구들이다. 만날 때마다 항상 우리 여섯 명이 다시 뭉쳐서 좋은 모습을 보이잔 얘기를 많이 나눈다. 멤버들이 군 복무를 다 마치고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꼭 함께 하고 싶다. 지금 당장 언제라고 확실하게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모습이 잘 안 보인다고 신화를 잊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도박 사건이 일어난 후, 오늘까지 그간의 근황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직접 제가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 자리가 처음인 것 같다. 다른 그 어떤 말보다 바보 같은 실수를 했던 것에 대해 굉장히 오랫동안 저를 아껴주고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분들에게 너무나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 드리게 된 점이 너무 죄송했다. 그래서 그동안 제 자신을 돌아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작년에 그 일이 알려지기 전부터(언론 보도 이전부터) 이미 혼자서 후회와 반성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계속해서 반성하며 살겠다.
▲반성했다는 것 외에 자숙하는 기간 동안 또 어떤 생각을 했나?
앞서 말씀 드렸지만 너무나 힘들었던 부분이 저를 믿어줬던 분들에게 실망을 드렸단 점이다. 저를 믿어줬던 분들 속에는 팬 분들도 계시고 저희 가족들, 그리고 저를 아는 모든 지인 분들, 가수 선후배 분들까지 모두 포함돼있다. 다른 것 보다는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다시 그 분들 앞에서 가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저런 생각을 해봐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보다는 다시 제 본연의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실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일본에서 음반을 먼저 발매한 것이 안 좋은 모양새로 비춰지기도 했다?
알고 있다. 그 일(도박사건)이 있기 전부터 사실 준비해 오던 일들이 많았다. 일본에서 앨범 발매도 (원래)예정돼 있던 일이었다. 저나 회사나 바보가 아닌지라 당연히 자숙 시간을 갖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을 하고 늦추고 늦추다 나온 게 지난 2월이다. 그래도 제가 생각해도 좀 빨랐다. 제게 있어 무척 의미 있는 앨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변명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앨범 말고도 최대한 연기하고 진행을 중단한 일들이 많았다. 사실 이 콘서트도 앨범 발매 무렵에 하려던 것이었는데, 이제야 하게 됐다.
▲이번 콘서트 이후 향후 활동 계획은?
일본에서 일본어로 발매했던 새 앨범과 베스트 앨범이 국내에서도 라이선스로 발매될 예정이다. 그러고 나면 7~ 8월 중에 상해 대만 태국 등지에서 아시아 프로모션 및 팬미팅을 가질 생각이다. 이후 가을경에는 한국에서 정규 4집을 발매하고 아시아 투어 콘서트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 일 이후 신화 멤버들은 뭐라고 하던가?
제가 그 일을 겪고 나서 많이 힘들어 할 걸 알기 때문에 많이 연락을 해줬다. 뭔가 심각하게 얘기하는 건 아니었고 일부러 돌려서 농담처럼 말하며 위로해줬던 것 같다. 기분도 많이 풀어주고. 집에도 찾아오고... 전화도 없이 와서 대문 초인종을 누르기도 하고. 사실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사실 개인 활동이 많아진 그 시점 이후로부터는 서로 연락을 자주하지는 못한 거 같아 조금 소원해졌나 하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는데, 작년에 그 일이 있고나서 멤버들이 저한테 해주는 것을 보면서 '정말 멤버들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좀 편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2년이란 시간을 가수로서 무대에서 노래를 했었는데, 별의별일이 다 있었지만 이번 일이 가장 힘들었고 두려웠다. 오래 쉬는 동안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결론이 나질 않았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노래하는 것 밖에 없기 때문에 올 가을에 한국에서 앨범도 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사실 이런 결정을 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저 스스로도 자신을 추슬러야 했고 용기도 내야 헸다. 언제나 앨범을 만들 때면 최선을 다해왔지만 특히나 앞으로 새 앨범은 제 모든 걸 다 쏟아 부을 생각이다. 다시 한국 무대에서 노래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실망 시킨 모든 분들에게 거듭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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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이브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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