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아이돌 연기파'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6.08 10: 07

'탑, 이젠 스크린이다'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은 가수 겸 연기자 탑(빅뱅, 최승현)의 행보가 주목된다.
113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전쟁영화 '포화속으로'(이재한 감독, 6월 16일 개봉)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주인공 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화속으로'는 6. 25 한국전쟁의 운명이 걸린 낙동강 지지선을 지키기 위한 남과 북의 처절한 전쟁 한복판에서 포화 속으로 뛰어 든 학도병 71명의 슬프고도 위대한 전투를 그린 실화 소재 영화. 극중 탑은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 역을 맡았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의 배우 변신이 현재 진행중이지만, 탑은 타 아이돌 보다 연기자로서의 변신이 주목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영화 데뷔란 점이다. 드라마는 아이돌의 연기자 변신이 어느 정도 팬들의 고정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하지만, 영화판은 보다 어렵다. 돈을 내고 극장을 가는 성인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스타성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드라마에서 큰 인기를 얻는 톱스타가 영화판에서는 기를 잘 못 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탑의 스크린 데뷔는 그렇기에 아이돌의 영화 진출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무대이기도 하다.
영화 중에서도 전쟁물이란 장르 역시 특별하다. 아이돌 연기자는 대게 말랑말랑한 로맨틱코미디나 멜로물의 주조연으로 선보였다. 그 만큼 어느정도 쌓아놓은 이미지와 스타성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포화속으로'에서는 무대 위에서 소비되는 탑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다.  깨끗이 벗겨내고 지웠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가수의 모습은 없다. 대신 전쟁의 상흔이 가득한 유약하면서도 강인한 소년이 있다.
시사 후 탑에 대해 대사 보다도 표정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이다. 거대한 전쟁터에 내던져진 열일곱 소년이 느끼는 두려움과 전쟁의 무게를 수심 가득한 눈물 고인 눈동자에 표현해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탑의 연기 폭도 가늠해볼 수 있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그가 분했던 카리스마 넘치는 빅은 가상 인물같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영화에서 그가 맡은 오장범은 우리 역사 속 아픈 상처를 재현해내는 실제 인물이다. 거칠게 극과 극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어머니 품이 그립지만 학도병들을 이끌어야 하는, 그래서  외롭고 슬픈 현실 속 인물을 연기하는 탑에게서 연기파 변신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쟁쟁한 남자 선배들의 지원사격 속에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는 것도 득이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충무로에서 입지를 다진 배우들이 주인공 탑의 조력자가 됐다. 이들이 말하듯이, 탑의 나이와 위치에 배우로서 이렇게 좋은 기회는 드물다. 중요한 것은 그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탑의 무서운 성장을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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