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에게 연기파 배우를 기대하는가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06.08 10: 08

황정음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전작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배우 황정음에게 선물이자, 족쇄와도 같다.
가수 출신 연기자인 황정음은 연기자로서 오랜 무명세월을 딛고,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대박스타가 됐다. 몇백원의 통장잔고가 몇십억이 됐다니 그 정도가 얼마인지 알만하다.
그렇게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황정음은 배우의 길로 접어드는 중이다. 영화 ‘고사 2’에서 첫 주연을 맡았고, 대작드라마이자 시대극인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에도 출연 중이다.

공포영화에서 시대극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 중인 황정음이지만, 그를 보는 대중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한편의 인기작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발탁된 만큼 ‘거품’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붕킥’에서의 발랄하면서 엉뚱한, 어쩌면 실제 황정음의 모습일 수 있는 이미지에 대중은 열광했지만, 이를 후속 작품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면 ‘뻔하다’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상반된, 어울리지 않은 진지함은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자이언트’ 속 황정음의 모습이다. ‘자이언트’에서 미주 역을 맡은 황정음은 어릴적 부모를 잃고 오빠들과도 헤어진 후 고아원에서 자랐다. 성인이 된 미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고, 오빠들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미주는 만보건설 황태섭(이덕화)의 라이벌 회사인 대륙건설 홍회장(손병호)의 저택에 가사도우미로 들어갔다.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까칠한 안주인의 돌보는 미주는 따뜻하고, 밝지만 내면의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첫 등장 이후 황정음은 ‘지붕킥’과 다르지 않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정극, 그것도 시대극인 ‘자이언트’에서 황정음만 홀로 현재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방송분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황정음은 진지하면서도 어둡지 않은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헤어진 오빠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는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황정음의 연기는 아직 미숙하다. '정극에서는 아직 신인이니 괜찮다’고 받아주기엔 전작의 인기가 너무 대단했다. 그런만큼 황정음은 신중해야하고, 앞으로 분명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물론, 대중이 황정음에게 신들린 듯 연기를 하는 연기파 배우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논란을 줄여갈 수 있는, 배우로서 전작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함은 분명하다. CF스타, '지붕킥' 속 황정남으로 남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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