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효진과 개그맨 김영철이 찰떡호흡을 맞추고 있다. 20명 남짓의 사람들 속에서 홀로 튀지도, 매번 빵빵 터지는 개그를 구사하지도 않지만, 방청객 못지않은 리액션과 존재감으로 화요예능 최강자 SBS ‘강심장’에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
이제 9개월을 맞은 ‘강심장’에서 고정 패널로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효진과 김영철. 스스로 ‘강심장’의 빛과 소금을 자처하고 있는 이들이 뭔가를 보여주겠다며 살사 댄스에 도전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효진과 김영철을 서울 강남의 한 댄스스포츠 연습실에서 만났다. 남을 웃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들이지만, 살사를 추는 이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물론, 2주 남짓 연습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실력 역시 출중했다.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고정 패널이 왜 살사에 도전하게 됐을까? “우리가 ‘강심장’의 빛과 소금인데 뭘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는 김영철은 “무언가에 도전해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춤을 잘추진 않지만, 제대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심장’의 맏언니 김효진 역시 “특아카데니(슈퍼주니어 이특, 은혁, 신동) 친구들은 꽁트를 짜고, 춤을 준비하는 등 매주 무언가를 보여주는데 우리도 ‘강심장’에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기왕하는 김에 제대로 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살사댄스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쉽지는 않았다. “운동신경이 제로”라는 김영철은 “처음에는 동작을 따라가는데에 급급했다. 의욕은 넘쳤지만, 기본기가 너무 부족했다. 안하던 운동을 하려니 삭신도 쑤시고... 근데 두 번째 연습이 지나자 조금씩 감이 오고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김영철과 달리 김효진은 프로 못지않은 실력으로 제작진과 전문 댄서들을 감탄케했다. “원래 춤을 배워보고 싶었다”는 김효진은 “예전에 ‘무한도전-쉘위댄스’편을 보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우는 게 이해가 됐다.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지만, 나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강심장’은 어떤 의미길래 누가 시키지도, 강요하지도 않은 일에 이렇듯 열정을 쏟는 것일까.
결혼을 전, 후하여 잠시 연예 활동이 뜸했었던 김효진은 “‘강심장’을 통해 다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저란 존재를 다시금 어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나 역시 ‘강심장’ 첫 회 녹화할 때는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러면서 신인의 마음도, 토크쇼에 출연해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베테랑 선배의 마음도 알게 되더라. 저도 패널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느낌, 안하려던 이야기까지 끄집어 낼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철은 ‘강심장’을 통해 스스로의 위치, 내 역할을 파악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4층에 앉아있다 보니 전체를 아우르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강약 조절이 가능해졌다. 조명할 사람이 나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리액션을 해주고, 혹시 MC(강호동, 이승기)가 놓친 부분을 짚어 주는 등 내 역할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강심장’은 지난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9개월 가까이 시청률 10%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출연하는 화려한 게스트들이 볼거리를 제공함도 있겠지만, 뒷자리에서 든든히 자신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김효진과 김영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한편 김효진과 김영철의 살사 댄스 실력은 8일 오후 방송될 ‘강심장’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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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심장’ 제작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