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심리 치료학에서는 감기처럼 흔하고도 불가사의한 병입니다. 감기를 우습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치듯이 우울증은 정중히(?) 다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불안을 느끼듯이, 병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가끔씩 슬픔을 느낍니다.
우울증은 오랫동안 우울한 상태를 지속함으로서 우울한 기분이나 상태로부터 정서적인 균형과 조절을 잡기 어려운 상태를 칭할 수 있습니다. 상황적인 어려움 등 기타 여러 가지 고통거리들로 인해 우울증은 주 문제에 부차적으로 발생되기도 합니다. 짐작할 수 있듯이 우울증은 대부분 심리적 문제 뿐만 아니라 신체적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

1) 슬프고 우울한 기분
2) 식욕이 없고 체중이 줄거나, 또는 식욕이 많아지고 체중이 느는 현상
3) 밤에 잠들기 어렵고, 밤에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든 불면 증상
4) 행동의 정도가 변화해서 사고작용이 둔화되거나 활발해지는 현상
5) 일상적 활동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상실함
6) 활기를 잃고 심한 피로감
7) 부정적 자아개념, 자기비난, 자책, 자기가 무가치하다는 느낌과 죄책감
8) 생각이 느려지고 우유부단 등 주의집중이 잘 안 되는 현상과 그에 대한 불평
9)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반복적 생각
우울한 상태는 마치 스폰지가 물을 잔뜩 머금은 상태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온 몸이 무겁고 나른하며, 심할 경우 손가락 하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몸이 무거운 느낌에 압도당하게 되면 공간이나 위치이동에 대한 욕구가 점차 사라집니다. 따라서 우울 등의 2차 증상은 대인관계를 점차 기피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울해지면 우리는 보통 이야기하기를 싫어하고 혼자 혹은 가만히 있고만 싶어합니다. 꼼짝하기 싫은 무거운 몸으로 인해 위생이나 외모에 대해 무관심해지면서도, 엉뚱하게도 병들지 않았나 이유 없이 걱정하고 실제로 여기저기가 아프기도 합니다.
머리 또한 벌집 안 같이 멍하고 어지러워 좀처럼 주의를 집중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로 인해 문제 해결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마치 어떤 문제를 놓고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과 혼란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찬가지로 머리 속도 무언가에 무겁게 억눌러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심신이 무거운 상태에 놓이면 자기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 차기 쉽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울증을 무서운 병일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중요성입니다.
우울증은 어쩜 고치를 틀고 그 고치 안에 갇혀 희망을 꿈꾸기보다는 자기를 갉아 먹는 위험성을 상징합니다. 우울증이 점차 심해지면 희망을 잃고 극도로 좌절감을 느끼며, 불안해 하고, 걱정하고, 낙담하면서 나날을 보내게 된답니다.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지나치게 슬픈 기분 등 몇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우울증은 반복적인 것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6개월서 8개월 또는 그 이상 계속됩니다. 우울증이 만성화되면, 몸과 마음의 기능이 본래대로 회복되기 힘이 듭니다.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에 대한 진단이 내려지고 원인이 파악이 된 후 한약 처방과 침치료가 들어갑니다.주로 기운을 올려주는 치료를 하지요. 우울증에는 보중익기탕이라는 약이 있는데요. 이는 소화기를 보하면서 기운을 올려주는 약이며, 또한 과로로 인해서 우울증이 올 때 씁니다. 사암침의 처방은 신정격과 삼초정격, 심정격을 통해서 몸에 있는 불의 에너지를 높여서 기운을 생기게 하고 에너지를 활성화 시켜서 치료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는 분노형과 비분노형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분노형은 때때로 생각이 나면서 울화가 치밀고 답답하며 신경질이 났다가 가라 앉으면서 우울해지는 증상이구요. 분노형인 경우에는 시호, 치자, 목단피 등의 약재로 화를 내려줘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기운을 올리는 처방을 사용합니다.
비분노형은 대부분의 우울증이 그렇하듯이 모든 것이 내탓이고, 힘이들며 기운이 없고 몸이 무거우며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고, 때론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심장을 보하면서 기운을 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처방을 사용합니다. 도시인들의 스트레스성 우울증에는 주로 귀비탕이란 처방을 사용하구요. 불안하거나 겁이 많거나 할때, 불면이 겹쳐지면 담력을 높여주는 온담탕을 함께 사용합니다. 침치료도 비저격, 담정격위주로 기가 울체된 것을 치료해줍니다.
몸이 무겁거나 부종이 있거나 가라앉는 느낌이 드는 분은 귤껍질을 말려서 차로 드시면 가벼워집니다. 한약재로는 진피라고 하지요. 여기에 몸을 위해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은 필수입니다.
음식을 먹고 체하듯이 마음이 체한 것을 기체라하고, 기가 눌려있는 것을 기울이라고 합니다. 한방에는 기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어서 기체와 기울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를 잘 다스려서 몸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우울증 치료의 핵심입니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