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선언' 김강민, "AG 갔다와서 품절남 될 겁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6.09 09: 15

"예비 신부를 위해서라도 광저우는 갈겁니다".
'짐승수비' 김강민(28, SK 와이번스)이 의미있는 대포를 쏘아올린 후 '예비 품절남'임을 선언했다.
김강민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중견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 승부를 확정짓는 좌월 쐐기 아치를 터뜨렸다. 팀이 3-2로 불안하게 리드하던 8회 1사 1루 볼카운트 1-2에서 안지만의 4구째 슬라이더(130km)를 통타했다.

3안타 4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쳐 보인 김강민은 이날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있는 활약을 펼쳐보였다. 복귀 후 4경기 연속안타로 시즌 타율도 3할1푼6리까지 올려놓았다.
▲유일한 대포, 상위권팀 맞대결 첫 테이프
김강민의 홈런포는 유일한 대포였다. 문학구장에서 뿐만 아니라 잠실(LG-한화전), 목동(넥센-롯데전), 광주(KIA-두산전)를 통틀어 혼자 터뜨린 홈런이었다.
또 선두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38승 18패를 기록,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20'이 됐다. 24승 5패, 28승 9패, 31승 12패로 3차례 '+19'까지는 갔지만 '+20' 고지는 밟지 못했다. '+20'은 김성근 SK 감독이 올 시즌 내내 바라던 우승을 향한 상징적인 수치였다. 20연패를 해도 승률이 5할이란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번주 맞대결 상대가 3위 삼성과 2위 두산전이라는 점에서 상반기 순위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첫 테이프를 잘 끊은 것이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김성근 SK 감독은 김강민에게 악수를 청한 뒤 등까지 두드리면서 "잘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김강민은 "감독님 부임하시고 이렇게 악수와 칭찬을 받은 적이 두 번째인 것 같다. 솔직히 놀랐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상위권팀과의 6연전 중 첫 경기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광저우 후보, 예비 신랑으로서의 가치
김강민 개인적으로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후보로서의 가치를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지난달 발표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60명) 외야수 10명 중 1명에 포함된 김강민은 이날 홀로 4타점을 쓸어담아 찬스에 강한 면모를 충분히 선보였다.
특히 태극마크는 올 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계획 중인 김강민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혼수품'이다. 3년 동안 교제한 동갑내기 예비신부 박정선 씨를 홀로 남겨둔 채 입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신혼집은 마련해 둔 상태.
김강민은 "결혼할 사람을 위해서라도 꼭 아시안게임에 가야 한다. 갔다와서 결혼하면 더 행복할 것 같다"면서 "그러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강민의 컨디션은 아직 100%가 아니다. 지난달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상대 포수 장성우와 부딪혀 오른 옆구리를 다쳤다. 단순 타박상인 줄 알았지만 엔트리에서까지 제외됐다. 미세하지만 뼈를 감싸는 막의 일부가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3주가 흐른 지난 4일 잠실 LG전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아직 훈련량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월요일 특타를 자원했다"는 김강민은 "아프더라도 참고 제 스윙을 하라는 감독님의 지시대로 따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상 전 호쾌한 타격감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는 김강민에게 짐승수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주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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