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러스텐버그(남아공), 우충원 기자] "아버지는 내가 실수해도 봐주지 않으실 것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밤 그리스와 격전지로 이동을 앞두고 베이스캠프인 러스텐버그에서는 마지막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9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0일 첫 경기를 치를 포트 엘리자베스로 이동한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서 아버지인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과 함께 MBC 마이크를 잡고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중계했던 차두리는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선수로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다.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차두리는 최근 수원서 자진 사임한 아버지가 SBS 해설위원으로 월드컵을 참관하게 된 것과 관련 "아버지는 워낙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회를 놓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두리는 "축구를 잘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실 것이다"면서 "내가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봐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차범근 해설위원은 7일 서울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들이 한국 축구가 16강에 진출하는 데 보탬이 된다면 그 보다 더한 기쁨을 없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차 위원은 이번 월드컵에서 차두리의 활약을 어느 정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2002년 우리 아들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이 당시 대학생인 차두리를 대표팀에 발탁하고, 국가 대표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당시 아들은 국가대표, 나는 해설위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했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고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유럽무대서 총 98골을 기록한 차범근 위원은 역대 한국 축구 최고의 공격수. 차 위원의 선수로서 능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아들인 차두리 또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아버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기대감을 비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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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6 독일 월드컵 때 함께 MBC 해설을 맡았던 차범근 부자가 당시 독일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