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인줄 알고 들어갔는데 헌법재판소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6.09 16: 11

100년 된 감옥을 재건축, 현대미술가 작품 200점
[이브닝신문/OSEN=송민수 블로거특파원] 한낮의 햇살이 비추는 요하네스버그는 각종 범죄의 온상이라 보기에는 너무나 평화로운 거리다. 타운 중앙의 텔콤(Telkom)타워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언덕 위에 아담한 건물이 있다. 바로 남아공 헌법재판소다.
이곳은 원래 감옥이었다. 110년 전 영국과의 식민지 쟁탈 전쟁에서 진 네덜란드계 보어인들을 가둔 장소다. 20세기 초 마하트마 간디가 수감되기도 했다. 당시 간디는 남아공 거주 인도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며, 비폭력 철학을 서서히 완성해 나가던 시기였다. 감옥은 1983년까지 유지되었고, 1995년 헌법재판소로 재탄생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교도소 벽 일부를 사용했다. 이전의 역사를 기억하고 문화 유적으로 간직하기 위해서다.
 
헌법재판소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건물의 외관부터 위압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한가로운 주말 오후 가족들과 나들이 가기 좋은 미술관 같은 분위기다. 건물 주위로 조각상들과 부조물이 장식돼 있고, 큰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넓은 로비와 함께 남아공 대표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제라드 세코토(Gerard Sekoto),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 세실 스콧네스(Cecil Skotnes) 등의 200여 작품이 전시 중이다.
헌법재판소 내부는 10명의 재판관이 라운드 형태로 둘러앉고. 참관인들은 대학의 대형 강의실처럼 계단식 의자에 앉는다. 높은 단상위에서 내려다보는 한국의 판사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헌법재판소를 보며 남아공 민주주의 역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요하네스버그=yeka2000@naver.com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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