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야구'로 대표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바라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우완 라이언 사도스키의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쾌투 속에 넥센 히어로즈의 3연승을 저지하며 5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9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전서 8이닝 3실점 호투를 선보인 사도스키의 활약과 선제 결승포가 된 손아섭의 1회초 선두타자 솔로포 등을 앞세워 13-3으로 대승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8승 1무 30패(5위, 9일 현재)를 기록하며 5연승으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비록 전날(8일) 1패와도 같은 무승부가 끼어있는 연승 행진이지만 현재 상승세를 가늠하기 충분한 기록이다.
반면 최하위 넥센(23승 1무 35패)은 사실상 안방에서 두 경기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날까지 2경기 연속 연장으로 인해 투수진 소모도가 컸음을 감안하면 이날 패배는 2연패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었다.

전날(8일) 찬스 상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롯데는 초반부터 화끈한 기세를 보여줬다. 1회초 선두 타자 손아섭은 상대 선발 배힘찬의 3구 째 직구(142km)를 받아쳤다. 이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는 선제 솔로포.(비거리 115m) 손아섭 개인의 데뷔 첫 선두타자 홈런이다.
2회에도 롯데의 불방망이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종윤의 우중간 2루타로 단숨에 무사 2루를 만든 롯데는 후속 타자 전준우의 타구가 상대 중견수 장기영의 미숙한 수비에까지 편승해 1타점 3루타가 되는 행운을 안았다. 여기에 손아섭의 유격수 땅볼 때 전준우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단숨에 3-0이 되었다. 선발 사도스키에게 한껏 힘을 실어주는 득점들.
4회까지 사도스키가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봉쇄하는 동안 롯데는 5회초 3점을 추가하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박기혁의 좌전안타, 손아섭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가 되자 넥센은 선발 배힘찬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김상수를 투입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도 효과적으로 롯데 타선을 제압하지 못했다.
조성환이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만루가 된 상황. 후속타자 홍성흔은 김상수로부터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4-0을 만들었다. 여기에 이대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강민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이어진 덕택에 롯데는 6-0으로 5회를 마쳤다.
침묵을 지키던 넥센 타선은 5회말이 되어서야 만회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덕 클락이 사도스키의 가운데로 몰린 초구 직구(138km)를 받아쳐 중월 솔로포로 연결했고 송지만의 중견수 방면 2루타와 강귀태의 우전 안타 등으로 1사 1,3루가 되었다. 뒤를 이은 김일경의 우익수 플라이에 송지만이 홈을 밟았으나 동시 태그업에 나선 강귀태가 2루에서 태그아웃되었다. 2-6으로 넥센의 5회말 공격도 끝났다.
상대의 허탈함을 뒤로 한 채 롯데는 6회초 손아섭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7-2를 만들며 점수 차를 벌여놓은 뒤 7회초에도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8-2까지 달아났다. 8회말 넥센이 황재균의 우전 적시타로 3-8을 만들었으나 분위기상 만회득점이 너무 늦게 터졌다. 9회초 롯데는 박종윤의 1타점 중견수 방면 2루타와 전준우의 1타점 유격수 내야안타로 10점 째를 뽑으며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롯데는 김민성-이승화-조성환의 잇단 타점 행렬 속에 13-3을 만들었다. 다음 경기 분위기까지 감안해 이 쐐기득점의 의미도 컸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7회 투구 중 발을 딛는 동작에서 발목 통증을 느끼기는 했으나 중도 강판 없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5승(5패) 째를 수확하는 동시에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경기 성적은 8이닝 9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3실점.
선제 결승포의 주인공 손아섭은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신개념 톱타자의 유형을 확실히 보여줬다. 반면 넥센 선발 배힘찬은 4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시즌 5패(2승)째를 당하고 말았다. 부상자들의 복귀 시점을 종잡을 수 없어 허약해진 투수진에 눈물짓는 넥센 팀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뼈아픈 배힘찬의 선발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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