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러스턴버그(남아공), 우충원 기자] '바파나 바파나'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기회.
2010 남아공 월드컵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남아공에서 축구는 흑인들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측면도 있다.
남아공에는 3개의 유명한 대표팀 명칭이 있다. 우선 남아공 백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럭비와 크리켓. 국가대표 럭비팀의 이름은 '스프링 복스(영양). 그리고 영국의 영향을 받아 즐기는 크리켓은 '프로티(남아공 상징 꽃)'. 마지막으로 축구 대표팀의 이름은 '바파나 바파나(남자 중의 남자)'.

'바파나 바파나'는 줄루어로 소년들이라는 뜻이지만 축구대표팀을 상징하고 남자 중의 남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유일하게 흑인들의 언어로 만들어진 명칭이다.
줄루족이 많이 사는 요하네스버그를 비롯해 많은 곳에는 열광적인 축구팬들이 많다. 백인들은 럭비와 크리켓에 열광하지만 흑인들의 유일한 분출구는 축구이기 때문에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관중들 보다 더 열광적인 모습을 보인다.
축구 선교사로 유명한 임흥세 씨는 지난 9일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 외곽 소샹구베에 드림필드를 건설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중학교 감독 시절 제자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함께 손을 잡고 프리토리아의 외곽에 어린이들이 마음껏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임흥세 씨는 남아공 뿐 아니라 토고,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곳곳에 축구로써 사랑을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임 씨는 "한국에서 축구는 아이들의 놀이이지만 아프리카에서 축구는 이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유명한 계기"라고 역설했다.
임 씨의 말처럼 남아공의 '바파나 바파나'들은 단순히 축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지위가 몇 단계 상승 가능한 탈출구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흑인들에게 '바파나 바파나'가 시사하는 바는 상상 이상이다.
월드컵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안한 치안문제, 완성되지 못한 경기장 그리고 미성숙한 시민의식 등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많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륙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흑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