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고교 3년 동안 1번 타자로 뛰었어요. 익숙했던 자리에서 뛰는 겁니다".
팀의 필수요소로 자라나는 그의 발걸음에 주목할 만 하다. '주니어' 손아섭(22. 롯데 자이언츠)이 붙박이 1번 타자 김주찬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파괴력 좋은 톱타자로 활약 중이다.
손아섭은 지난 9일 목동 넥센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선제 결승포가 된 우중월 선두타자 솔로포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8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와 함께 팀의 13-3 승리에 공헌했다. 특히 최근 1번 타자로 나서는 손아섭의 성적에 주목할 만 하다.

지난 5월까지 붙박이 2번 타자로 활약한 손아섭의 올 시즌 성적은 3할3푼2리 5홈런 24타점.(9일 현재) 특히 손아섭이 1번 타자로서만 올린 성적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당초 주전 톱타자이던 김주찬이 지난 1일 LG전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 말소된 뒤 1번 타자 자리는 손아섭에게 돌아갔다. 1번 타자로서 손아섭이 올린 성적은 8경기 3할3푼3리(27타수 9안타) 2홈런 8타점. 출루율은 4할1푼2리에 달하며 장타율 5할5푼6리로 OPS 9할6푼8리의 '불 뿜는' 1번 타자다.
선수 본인에게 1번 타자로 나서는 감회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원래 부산고 시절 익숙했던 자리다"라며 출루에 중점을 두는 모습으로 조금 더 신중하게 나선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고교 3년 동안 익숙했던 자리가 1번 타순입니다. 지난해 너무 들이대다가 부진한 성적을 올렸잖아요.(웃음) 아무래도 1번 타자는 출루가 조금 더 중요한 위치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때려내고자 노력 중입니다. 과감함과 신중함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앞세우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어요".
사실 손아섭은 발도 빠른 편이다. 단순한 발 빠르기만 따지면 롯데 야수들 중 김주찬에 이어 이승화와 함께 팀 내 두 번째 준족 자리를 다툴만한 주력. 도루 시도 시 스타트가 늦은 편이라 2개의 도루에 그치고 있으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시 제법 유연한 몸놀림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른 팀 톱타자들보다 도루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신에 타점 양산 능력과 출루율을 높여 공격적인 타자가 되고 싶어요. 주찬이 형이 돌아오면 다시 2번 타순에 서겠지만 요새는 '원래 내 자리였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인구를 제치고 올 시즌 주전 좌익수 자리까지 꿰찬 손아섭의 아쉬운 점이라면 3개의 실책을 기록 중인 수비력. 당초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물망에 오르기도 했던 손아섭이지만 다소 불안한 수비력으로 인해 대표팀 1차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타구를 쫓는 시선이 조금 더 내려간 모습으로 수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타구 궤적을 높은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낙구 지점 앞에서 공을 잡으려고 하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고개를 이전보다 조금 더 내리고 일찍 타구 궤적을 보고 좀 더 정확하게 낙구 지점 포착을 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공-수-주 전체적인 면에서 조금 더 완벽한 모습을 바라는 손아섭. 지금까지 나선 경기 수보다 앞으로 출장할 경기가 훨씬 더 많은 그의 성장 과정에 롯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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