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연예인들이 자신이 맡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하고 있다. 하차 이유도, 처한 상황도 모두가 제각각이다.
방송인 김제동은 지난 1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케이블 채널 Mnet ‘김제동 쇼’ MC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월 첫 회 녹화가 진행됐지만 연달아 첫 방송 일정이 미뤄지면서 프로그램 존폐에 대한 의구심이 일던 시기에 발표된 깜짝 소식이었다.
그가 첫 방송도 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그만두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소속사 다음기획 명의로 전해진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제동이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이 있다. 김제동이 추도식에서 사회를 맡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Mnet 제작진이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는 것이다.

정치적 외압 의혹이 제기되자 Mnet 관계자는 “외압이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천안함 사태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던 시기여서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성이 미뤄졌다”고 반박했다.
단독 MC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원조 아이돌’ 문희준도 방송 첫 회 만에 프로그램을 그만뒀다. 케이블 채널 Y-STAR ‘디시인사이드쇼’(이하 디시쇼)에서 중도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문희준이 첫 회 녹화에서 급작스런 몸살로 인해 편도선이 심하게 부은 상태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오히려 몸 상태를 걱정하는 제작진을 독려하며 끝까지 녹화를 무사히 마쳐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이에 대해 ‘디시쇼’ 제작진은 9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문희준과 제작진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서로 원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일하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수 김 C 역시 3년간 해왔던 KBS 2TV 예능 버라이어티 ‘1박 2일’에서 최근 하차했다. 조용하지만 막강한 존재감으로 코너를 이끌었던 김C는 지난달 초, 경주에서의 녹화를 마지막으로 정든 멤버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그의 하차 이유는 본업인 음악 활동에 대한 애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야구선수에서 가수로 전향한 김 C는 그룹 뜨거운 감자 보컬을 맡고 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음악인만큼 본업에 주력하고 싶은 욕심으로 예능 활동을 접고자 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방송된 ‘1박 2일’을 통해 김 C는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많이 물어봤다. 지금은 워낙 잘 돼 있는 프로그램이라 같이 묻어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예능 프로그램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상당히 다르다”면서 “같이 음악 하는 친구들에게 폐를 끼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방송을 보는 것조차 (마음이) 편치 않았다. 두렵기도 하고 고민스러웠던 시간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소녀시대 멤버들 또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결정지은 바 있다. 티파니와 유리는 MBC 가요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 MC 자리에서 물러났고, 태연 역시 2년여 간 진행해온 MBC 라디오 ‘친한친구’ DJ를 최근 그만뒀다. KBS 2TV ‘청춘불패’에서 활약했던 써니, 유리도 공식 하차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소녀시대의 해외 활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소녀시대가 올해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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