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거포 유망주' 박병호(24)가 호쾌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자신의 역할을 100% 소화했다.
박병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한화 이글스전에서 상대 선발 유원상으로부터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143km 몸쪽 높은 직구를 통타해 좌월 120m 홈런을 연결했다. 올 시즌 3호이자 통산 20호 홈런이었다. 박병호가 이날 5타석 3타수 1안타 3타점 2볼넷을 기록해 LG는 한화를 7-3으로 물리쳤다.
박병호가 경기 전 타격 연습에서 배팅볼 중에서 60% 이상을 외야 펜스 중단에 펑펑 쏟아내며 최근 타격 상승세를 증명했다. 박종훈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실제로 박병호는 최근 5경기에서 16타석 11타수 5안타 4타점 1홈런 4사사구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타율이 2할7리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타격감이 좋은 지 알 수 있다.

경기 후 박병호는 KIA 타이거즈와 광주 주말 원정 3연전을 위해 열심히 짐을 챙기고 있었다. 기분 좋은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최근 서용빈 타격 코치님과 몸쪽공 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나도 모르게 몸쪽 공에 자신있는 스윙이 나왔다"며 "홈런으로 연결돼서 기쁘다"고 말하며 밝게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아져 공이 잘 보였다. 그래서 유인구에도 배트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 볼넷을 2개나 골라낼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2번 모두 범타로 물러난 것이 아쉽다. 2개 모두 직구 스트라이크였다. 그런데 감이 좋다 보니 욕심이 생겨 배트가 돌아 나오는 순간 힘이 들어가 타이밍이 늦어져 내야 땅볼이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박병호가 아쉬움을 나타낸 2번은 6회 무사 1,2루에서는 2루수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고,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3루수 앞 땅볼로 아웃 된 상황이다.
홈런을 친 후 표현한 세레모니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나왔다. 홈에 들어와 다시 생각해 보니 내 행동에 나도 놀랐다"고 말한 뒤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박병호는 "내 홈런보다 더 놀라운 것은 '큰'이병규 선배의 예언이었다"며 "경기 시작 직후 1루 덕아웃에서 '큰'이병규 선배가 오늘 나는 홈런을 치고, (조)인성 선배와 (이)택근 선배는 안타를 칠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며 "덕아웃에 들어 와서도 홈런 치는 순간 오른쪽 손목을 끌고 나가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선배가 응원해줘서 잘 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큰'이병규는 박병호가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 오자 가장 많이 축하해줬다. 그러면서 박병호의 인형을 빼앗아 대신 관중석으로 던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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