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강민호(25)가 예년보다 안정감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연승 행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전 경기를 소화하며 롯데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한 강민호는 올 시즌 누구보다 많은 시련을 겪었다.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 속에 팀이 패할때면 비난의 화살은 그를 향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했던가.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강민호는 공격력 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경기 전 한문연 배터리 코치의 집중 조련 속에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결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강민호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2개의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신예 이재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끔 이끌었다.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강민호는 MBC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재곤이 전 경기(4일 대구 삼성전)에서 싱커의 위력이 좋아 상대 타자의 땅볼을 유도했지만 오늘은 싱커보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승부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상대팀에서 이재곤에 대한 분석을 했기 때문에 싱커보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많이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강민호는 최근 들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비결을 묻자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추구했던 몸쪽 승부를 펼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바깥쪽 승부를 펼치며 몸쪽 승부를 활용하니까 투수들이 안정감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한 그는 "방망이를 잘 치는 것 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보다 안정돼 타자들도 점수를 얻기 쉽고 경기 초반에 무너지지 않으니 투수들도 신나서 잘 던지는 것 같다"고 거인 군단의 연승 비결을 공개했다.
포수는 3D 업종이라고 표현할 만큼 힘겹다.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 있고 공에 맞거나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와 충돌하는 등 부상 위험을 안고 있다. 차라리 몸으로 떼우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투수와의 볼배합부터 주자 견제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포수를 키우는데 6~7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제 20대 중반에 불과한 강민호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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