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왔을 때 잡았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
통산 134승을 거두고 있는 현역 레전드 투수 '어린왕자' 김원형(38)이 팀동료이자 후배인 '괴물 에이스' 김광현(22)의 노히트노런 실패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원형은 1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2-0으로 앞선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 피칭을 선보이다 삼성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고 대기록이 무산된 데 대해 "너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광현으로서는 정규시즌 정규이닝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놓친 것이다.

지난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김원형은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 중 유일하게 노히트노런을 경험했다.
지난 1993년 4월 30일 전주 OB전에 선발로 나선 당시 쌍방울 소속의 김원형은 포수 김충민과 배터리를 이뤄 역대 7번째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수립했다. 탈삼진은 6개였고 사사구는 1개였다. 팀은 3-0으로 승리했다.
특히 1991년 고졸신인으로 프로에 입문한 1972년 7월 5일생인 김원형은 당시 20세 9개월 25일의 나이에 이 대기록을 달성, 역대 최연소 노히트노런 달성자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김원형은 TV를 통해 김광현의 노히트노런 가능성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했다. 그러나 김광현이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대기록이 무산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대기록까지 아웃 하나 남았었는데"라고 입을 연 김원형은 "그런 대기록 수립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 만큼 왔을 때 잡았어야 했다. 내가 다 아쉽다"면서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또 한 번 더 그런 기회를 가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며 김광현을 격려했다.

김원형은 "당시 나 역시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면서도 "하지만 역시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에 기록이 의식돼 저절로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은 김광현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원형은 "당시 경기는 1-0으로 타이트하게 가다가 타선이 2점을 더 빼주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또 "(박)경완이가 미안하다고 말을 했던데. 그것이 아마 광현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노히트노런 작성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편 김원형은 "스프링캠프 때는 좋았다. 그러나 복귀 일정을 목표로 잡으면서 나 스스로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재활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면서도 "빨리 몸을 만들어 1군에 올라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다음주 정도에 하프피칭을 할 예정이지만 복귀 일정을 목표로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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