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큰'이병규(36)가 전날 동료 타자 '박병호 홈런, 이택근, 조인성 안타' 예언이 적중한 것에 대해서 묻자 "내게 그런 능력이 어디 있나. 그저 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병규의 예언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가 끝난 뒤 박병호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박병호는 "내 홈런보다 더 놀라운 것은 '큰'이병규 선배의 예언이었다"며 "경기 시작 직후 1루 덕아웃에서 '큰'이병규 선배가 오늘 나는 홈런을 치고, (조)인성 선배와 (이)택근 선배는 안타를 칠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며 "덕아웃에 들어 와서도 홈런 치는 순간 오른쪽 손목을 끌고 나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선배가 응원해줘서 잘 된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서 이병규는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내 말을 듣고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는지 잘 쳤다"며 "특히 (박)병호의 홈런은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이병규는 이날 왼쪽 허벅지 근육이 뭉쳐 출장하지 못했다. 전날 팀이 아쉽게 9회 신경현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역전패를 당해 팀내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 있기 보다는 자신을 대신해 4번타자로 출장한 박병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려고 했던 것이다.
이택근도 부상 후 복귀해 타격 감은 좋은 편이나 계속해서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파울 홈런이 나와서 약간 의기소침하고 있던 상태였다. 포수 조인성 역시 전날 역전 홈런을 맞은 악몽을 떨쳐내고 편하게 하라는 응원 메시지였다.
그러나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이병규의 한 마디가 모두 적중해 LG는 한화를 7-3으로 꺾고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치고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었다.
이병규는 "오늘 선발 출장을 하지 않은 것은 근육이 조금 뭉쳐서 그런 것"이라며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 주말 3연전에는 출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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