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두려움-압박감 잊고 마음껏 뛰어야 "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6.11 21: 41

[OSEN/머니투데이=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우충원 기자] "상대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을 잊고 마음껏 뛰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1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B조 첫 경기인 그리스와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마쳤다.
훈련 후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허정무 감독은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다. 그러나 겨울에 왔을 때는 바람이 거셌다. 심하지 않은 바람이라면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바람이 세게 분다면 영향이 있을 것이다"고 경기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허 감독은 "원정서 승리를 거둔 한국 감독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2002년에 누구도 가보지 못한 4곳을 밟은 기억이 있다"면서 "국내 감독으로서 책임감, 선후배 감독들도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누를 끼칠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경기인 그리스전에 올인하고 있는 허정무 감독은 상대에 대한 적절한 대처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허 감독의 생각.
허정무 감독은 신장이 큰 그리스에 대해 "키 큰 선수가 무조건 이긴다면 농구선수를 무조건 뽑아야겠다"면서 "우리가 키가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나름의 장점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살려서 경기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허 감독은 "경기장 내에서는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이 수시로 바뀐다. 어떤 형태로 나오든 거기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훈련을 해보니 잔디에는 이상이 없다. 뿌리가 얕아 파이는 감은 있지만 경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아시아의 호랑이에서 세계무대로 뛰어 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이나 이청용 박주영 등이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뛰며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이제는 우리 축구도 아시아 뿐만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맞서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때이고, 보여줘야 할 때다"고 동의했다.
한편 허정무 감독은 "비책은 선수들에게 있다. 첫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첫 경기 하나에 16강 여부가 판가름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상대 선수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가진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껏 뛰면 좋은 결과도 나올 것이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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