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우충원 기자] "잠시라도 방심하면 당할 수 있다".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1차전에 임하는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지난 2001년 그리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레하겔 감독은 유로 2004서 그리스를 정상으로 올려 놓으며 10년째 그리스 축구를 이끌고 있다. 레하겔 감독은 "우리가 훈련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했지만 다른 팀들도 비슷할 것이다"면서 "내일은 우리가 성공을 거두어야 하는 날이다"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레하겔 감독은 "월드컵에 왔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것이다. 우리보다 강한 체코를 비롯한 나라들은 실패했다"면서 "역사가 되풀이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모든 것은 흐르게 마련이다"고 전했다.
사령탑으로서 처음으로 맡는 월드컵에 대해 레하겔 감독은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오랫동안 많은 것을 했지만 이 곳에 온 것이 너무 기쁘다. 이곳 국민들은 굉장히 흥분되어 있다. 우리는 불편한 대상을 만나게 됐다. 인간이기 때문에 흥분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국의 전력에 대해 묻자 레하겔 감독은 "한국은 상당히 빠르고 좋은 경기를 했다. 개인기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상당히 잘 반응하는 팀이라 내일 경기서 흥미로운 결과를 나타낼 것이다"면서 "과거에 아시아 팀과 많은 경기를 했는데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났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선수들의 기량이 늘었다. 전술적으로 기술적으로 많이 변했다. 1초라도 방심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레하겔 감독의 그리스는 단순한 공격을 펼칠 전망이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데드볼 상황서 세트피스를 활용해 득점을 뽑아내는 전략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수비에서는 상대적으로 느린 스피드를 보완하기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하겔 감독은 "모든 비밀을 말할 수는 없다.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한다"면서 "학생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레하겔 감독은 선제골이 승리를 부를 것이라는 이야기에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리버풀의 경우 0-3으로 뒤지고 있다가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축구 자체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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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트 엘리자베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