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1, 전북)과 '돌아온 반지의 제왕' 안정환(34, 다롄) 중 누가 '슈퍼 서브'로 낙점받아 역량을 발휘할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7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13위)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을 치른다.
그리스는 유럽예선 12경기에서 단 10실점으로 탄탄한 수비벽을 과시했지만 후반 30분 이후 5골을 내주는 등 막판 집중력 저하를 보인 바 있다.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모나코)과 염기훈(수원)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조커로 출격을 대기할 이동국, 안정환, 이승렬(서울) 등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동국, 허정무 믿음에 보답할까
특히 이동국은 당초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서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그리스와 1차전에 출전이 힘들다는 진단을 받아 최종 엔트리 23인 발탁이 불투명했지만, 고심을 거듭한 허정무 감독의 용단으로 12년 만에 꿈의 무대를 다시 밟게됐다.
이동국은 부지런히 재활에 매진해 지난 7일 남아공 러스텐버그에서 진행된 훈련 중 자체 연습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며 허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도 이동국에 대해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 그리스전에 조금이라도 출전이 가능하다"며 후반 교체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동국은 올 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중국, 일본, 코트디부아르전서 골문을 갈랐고,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A매치 20골 이상(25골/A매치 83경기)을 뽑아내고 있는만큼 그리스의 통곡의 벽을 뚫고 득점포를 재가동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동국은 "재활을 꾸준히 하면서 컨디션이 빨리 올라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안정환, 킬러 본능 과시할까
안정환은 당초 근 1년 8개월 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금 가슴에 새긴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 45분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허정무 감독의 슈퍼서브 1순위로 낙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안정환은 일본 원정에서 허리에 담이 생겨 훈련량이 부족했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치른 벨라루스, 스페인전에서 각각 45분, 25분을 소화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이동국, 이승렬과 경쟁서 열세에 있다.
안정환은 비록 2006년 8월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 이후 근 4년 동안 A매치 득점이 없지만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 총 10경기에 출전해 미국 이탈리아 토고를 상대로 1골씩 넣었고 스페인과 승부차기에서 골망을 흔든 값진 경험으로 큰 무대에서 재차 기회를 부여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A매치 통산 70경기에서 17골을 터트렸고 이 중 스코틀랜드, 미국, 일본, UAE, 쿠웨이트, 토고, 코트디부아르, 벨라루스, 스페인전 등 10경기에서 교체투입돼 7골을 작렬시키며 조커로 역량을 십분 발휘한 점도 그리스전 출전에 힘이 실린다.
안정환은 "최종 명단에 탈락한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16강 진출을 위해 찬스를 살리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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