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연기력, 매력적인 외모, 작품운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는 연기자라 해도,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탤런트라 해도 결정적으로 작품운이 없다면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연예계 생리다. 이런 이유로 유명 연예인이 좋은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치열한 오디션 경쟁을 뚫기도 하고, 소속사들은 투자까지 불사한다.
여기, 작품 하나로 ‘대박’을 이룬 스타들이 있다. 몇 년 간의 무명 생활을 겪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 많은 팬들을 거느리게 된 이들은 “이 작품을 하지 못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행운을 거머쥔 ‘한방 인생’ 연예인들을 소개한다.

◆ 이민호, ‘꽃남’ 구준표로 떴다
지난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딛은 배우 이민호는 지난해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 2TV ‘꽃보다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꽃보다 남자’는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평범한 여주인공 츠쿠시가 F4의 리더인 츠카사와 좌충우돌 로맨스가 그려진 작품이다.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드라마 및 영화로 제작돼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한국판 ‘꽃보다 남자’ 캐스팅이 결정된 당시만 해도 남자 주인공을 맡은 이민호에게 시청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너무 신인급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도 잠시, 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와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호평이 이어졌고 엄청난 팬들을 거느리게 됐다. 그는 까칠한 성격이지만 자신의 여자에게만은 한없이 여린 구준표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뚱녀’ 분장도 소화
지금의 김아중을 있게 한 작품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다. 지난 2003년 영화 ‘어깨동무’로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을 배출하지 못했던 그녀는 2006년 ‘미녀는 괴로워’로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그 해 김아중이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할 정도였다.
문제는 여배우에게 95kg에 달하는 ‘뚱녀’ 특수 분장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캐스팅 확정 문턱에서 포기한 배우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렇지만 김아중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확실히 망가졌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까지 직접 부르는 열의를 보였다. 예쁜 연기자 지망생에서 A급 여배우로 거듭난 데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던 셈이다.

◆황정음, ‘지붕킥’으로 스타 등극
여성 아이돌 그룹 슈가 출신인 황정음은 가수 활동 때만 해도 그리 눈에 띄는 연예인은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도 “아유미에게만 모든 관심이 집중돼 속상했다”고 털어놨을 만큼 소위 말해 ‘묻히는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랬던 그녀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맡게 된 것이다. ‘해변 떡 실신녀’, ‘황정남’ 등 다양한 에피소드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신세대 스타로 우뚝 섰다. 함께 출연했던 신세경과 광고계 블루칩으로 통할 정도다.
물론 작품만 잘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나는 연습과 연기 열정을 기본으로 약간의 운이 더해져야 한다. 흙 속의 진주, 차세대 스타는 누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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