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vs 황정민, 연기본좌를 다툰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6.12 08: 56

요즘 충무로에서 연기파 본좌로 지목되는 남자 배우들은 누구일까. '의형제' 송강호와 '해운대' 설경구,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이 충무로 연기파 3총사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왔다면 그 자리를 위협하는 다크호스 후배들로 황정민과 김명민이 지금 달리고 있다.
황정민 속에는 황정민이 여럿이다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중인 40세 불혹의  황정민 속에는 수십 명의 서로 다른 황정민이 들어있다. 강직한 성격의 밴드 드러머(‘와이키키 브러더스’ 2001)와 바람난 변호사(‘바람난 가족’ 2003)로 풍상을 겪고 나니 어느새 스타가 된 형국이다.

공명심에 불타는 순경(‘마지막 늑대’ 2004)이었다가 더없이 야비한 조직폭력배(‘달콤한 인생’ 2005)으로 인생 항로를 바꾸었고 이순신을 구하는 해군 소령(‘천군’ 2005)으로 뛰어다녔다.
이 생활 저 생활이 지겨워졌을무렵, 시골 소도시로 숨어든 이 남자는 에이즈 걸린 다방 레지를 만나 순애보(‘너는 내 운명’ 2005)를 펼치며 여성 관객들의 눈물을 쪽 뺐다. 그 다음에는 곧바로 걸쭉한 경상도 출신 형사가 돼 엄정화의 마음과 입술을 훔쳤다.(‘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5)
범인을 잡기위해 물불 안가리는 열혈형사(‘사생결단’ 2006), 뺀질뺀질한 강남 청담동의 클럽 사장(‘행복’ 2007)도 했고 마침내 슈퍼맨(‘슈퍼맨이었던 사나이’ 2008)을 선언했다. 하늘을 날다가 땅으로 돌아온 황정민, 탐정(‘그림자 살인’ 2009) 일로 지루함을 달래다가 올 봄, 눈 먼 검객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벌써 30여 편 영화에 출연하며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그는 이준익 감독의 최신작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에서 전설적인 눈 먼 검객 황정학 역을 맡아 가히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구르믈'에 대한 관객 입소문 가운데 대부분이 "황정민이 정말 대단했다"는 칭찬으로 점철될 정도다.
TV를 장악한 김명민, 스크린을 넘본다
연기파 톱스타 김명민은 TV쪽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연으로 나선 TV 드라마들에서 시청률 불패의 신화를 쓰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을 시작으로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출연할 때마다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영화 부문은 지난해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박진표 감독의 '내사랑 내곁에' 성공으로 '역시 김명민'이란 평가를 받았고 올 여름 연속 흥행에 도전한다. 멜로 '내사랑 내곁에'로 전국 400만 관객을 울렸던 그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스릴러 '파괴된 사나이'다.
그의 차기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파괴된 사나이'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피 끓는 심정을 소화해낸 김명민의 완벽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이스링크. 스케이트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김명민의 모습. 그 위로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 “내일 오후 6시 목동 역에서 뵙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다시는 혜린이를 보지 못하실 겁니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김명민은 '연기본좌'라는 애칭답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100% 싱크로율을 과시했다. 첫 장면, 유괴범과 만나기로 한 아이스링크에서 딸을 애타게 찾는 김명민은 그 눈빛만으로도 애끓는 아버지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었던 신자로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던 목사 ‘주영수’.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던 그였지만 딸 혜린이가 유괴당한 뒤, 믿음도 가정도 잃은 그의 인생은 180도 변하게 된다.
의료기기를 판매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8년 전 ‘그 놈’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유괴되어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딸 혜린이가 살아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주영수’. 그는 그 간 참고 참았던 분노를 폭발하며 반드시 딸을 찾게 다는 필사적 의지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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