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이 전국민적인 사랑을 얻으며 단박에 스타덤에 오른 스타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그 인기의 거품이 사그라지고 있는 배우들은 누구일까.
정일우는 2007년 종영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윤호 역을 맡아 당시 10대부터 2,30대 팬들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극중에서 고등학생으로 출연해 풋풋한 외모에서 풍기는 귀여운 모습에서부터 터프한 매력, 그리고 서민정과 멜로라인까지 그리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 대열에 올라섰고 이후 각종 드라마와 영화 주연 제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시트콤과 비슷한 연기를 할 수 있는 쉬운 길을 고사하고 연기 변신을 위한 의지로 사극 ‘돌아온 일지매’를 선택했다.

연기 변신의 터닝 포인트의 기회로 선택한 ‘돌아온 일지매’에서 일지매로 분한 정일우는 한 여름 탈진까지 하며 액션과 승마 연습에 매진해 캐릭터에 열중했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10%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정일우는 당시 “지난해 7월부터 촬영하면서 5∼6개월 동안 미흡한 연기로 인해 많이 혼났다. 배우가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에 심한 좌절감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후 정일우는 윤은혜와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로 다시 도약의 계기를 꿈꿨지만 시청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이에 정일우는 초심으로 돌아가 올해 초 생애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연극 ‘뷰티플 선데이’로 연극 무대에서 2개월 동안 서면서 기본기를 더 탄탄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일우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꼽은 이순재의 권유로 서게 된 연극무대에서 정일우는 “연극 무대에 서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일우는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에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 이후 인기에 편승해 쉬운 길을 걷기 보다는 배움의 자세로 연기자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갔던 정일우. 그 동안 절치부심하며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일우가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관객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초 종영한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단박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황정음. 지나치게 쾌활하고 명랑하고 다소 엽기적이기까지 한 캐릭터를 맡아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매료시켰다.
이로 인해 황정음은 무명의 시간을 접고 각종 CF 섭외 요청이 쇄도했으며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황정음의 의상이 전부 완판 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에 황정음은 수 십 억 원의 수익까지 올리며 저축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황정음도 이후 정극 도전의 계기를 드라마 ‘자이언트’로 삼았다. ‘자이언트’에서 황정음은 주인공 이강모(이범수)의 여동생 이미주 역을 맡았다. 미주는 조민우(주상욱)에게 순정을 바치지만, 버람받은 후 그의 아기를 낳아 몰래 키운다. 미혼모임을 숨기고 모진 고생 끝에 은막의 스타가 되어 권력 실세인 오병탁 의원의 양녀가 된다. 오 의원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한 후, 오빠인 강모와 함께 힘을 합쳐 원수의 자식인 조민우를 몰락시키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순애보적 여인이다.
황정음은 ‘자이언트’의 제작보고회에서 “정극은 4번째 도전이다”며 “그동안은 내가 어렸던 거 같다. 놀기도 좋아하고, 감독님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잘 안됐던 것 같다. 근데 나이를 한살 두살 먹으면서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연기가 나한테 더욱 절실해졌다. 죽을 만큼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면 결과도 좋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자이언트’의 방송 초반에 황정음은 ‘지붕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기로 연기력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붕킥’의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순애보적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시트콤의 이미지와 겹쳐 흐르며 시대극인 ‘자이언트’에서 황정음만 극과 하나 되지 못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50부작인 ‘자이언트’의 방송 초반, 앞으로 황정음이 얼마나 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정극으로의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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