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한국 수비진의 '맏형' 이영표(33)가 선배의 매서운 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영리함으로 무장된 '초롱이'는 자신의 쇠하지 않음을 보이며 한국 대표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이영표는 12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 그리스(13위)와 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전반 7분 한국 대표팀의 선제골의 발판이 된 귀중한 반칙을 얻어내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왼쪽 날개 수비수로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빈 이영표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팀의 수비와 공격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전반 7분 이정수의 선제 결승골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영표는 전반 6분 염기훈과 콤비 플레이를 통해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영리한 반칙을 얻어냈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세트피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전략상 코너킥 보다 좋은 위치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결국 이 기회를 기성용과 이정수가 골로 연결해 한국의 첫 골을 견인했다.
오른쪽 수비수로 나선 차두리와 함께 좌우를 번갈아 올라가면서 그리스 수비진을 흔들면서 위력을 제대로 뽐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온 몸으로 그리스의 강력한 반격을 막아내면서 강한 승부 근성을 보여주며 노장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정성룡, 이정수, 이청용, 기성용, 조용형 등 후배들에게 값진 활약으로 선배로서 귀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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