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의 활약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허정무 감독).
'쌍용'. 허정무호의 젊은 피라고 할 수 있는 기성용(21, 셀틱)과 이청용(22, 볼튼 원더러스)을 이르는 말이다. 허정무호의 첫 승리를 이끈 주인공이기도 했다.
허정무호(FIFA랭킹 47위)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1차전 그리스(13위)와 경기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기성용과 이청용의 활약은 눈부셨다. 기성용은 감각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전반 7분 왼쪽 코너킥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정수의 선제골로 만들어낸 기성용은 중원에서 상대의 역습을 잘 저지하면서 간간히 연결하는 침투 패스로 찬사를 자아냈다.
비록 득점에 기여하지는 못했지만 이청용도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것은 마찬가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한층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던 이청용은 자신의 장기인 측면 침투로 그리스의 수비를 농락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그리스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날카로운 슈팅을 보였다.
사실 기성용과 이청용의 활약상에는 걱정도 많았다. 두 선수가 가진 기량은 잘 알고 있지만 최근 현저한 컨디션 저하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용은 소속팀 셀틱에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많은 우려를 낳았고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이런 주장에 고개를 저었다. 두 선수의 기량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이다. 지난달 24일 한일전에서 기성용이 실망스러운 활약을 보였지만 허정무 감독은 "쌍용의 활약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의 신뢰는 쌍용의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평소 믿음의 지도력을 강조했던 허정무 감독의 혜안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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