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굳건한 포백이 리오넬 메시(23, FC 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막아낼 수 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밤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 그리스와 경기에서 전반 7분 이정수(가시마), 후반 7분 박지성(맨유)의 연속골로 값진 승점 3점을 따냈다.
한국은 오는 17일 밤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은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치를 예정이며, 특히 이영표(알 힐랄)-조용형(제주)-이정수-차두리(프라이부르크)로 이어지는 굳건한 포백이 메시가 이끄는 상대 예봉을 차단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메시는 나이지리아를 맞아 섀도 스트라이커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기록(20개)의 절반이 넘는 11개의 슈팅을 쏟아냈고 그 중 위협적인 4차례 유효 슈팅을 연결하는 등 공격을 이끌었지만 아쉽게 골맛을 보지는 못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상대 골키퍼 빈센트 엔예아마(하포엘 텔 아비브)의 연이은 슈퍼 세이브만 아니었다면 사실상 골에 가까운 날카로운 슈팅들이었다.
이에 앞서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는 메시만의 팀이 아니라고 강조했고 이 날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은 선제골을 돕는 등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특히 메시는 지속적으로 위협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경계대상 1호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 수비진은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을 대비해 4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개인기가 뛰어난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러 0-1로 석패했기에 이번 대결에서도 쉽게 골문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당시 포백인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오범석(울산, 후반 35분 차두리 교체)은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에 통한의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지만 전체적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이상 바르셀로나) 등 특 A급 공격과 미드필드진을 후반 40분까지 무득점으로 봉쇄한 바 있다.

더욱이 한국 수비진은 이번 월드컵 본선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예선 득점왕(10골)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프루트)가 선봉에 선 그리스를 맞아 무실점 승리를 이끌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메시가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47골, 14도움(53경기)을 올렸지만 유독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통산 월드컵에서 1골, A매치에서 13골(44경기)에 그칠 정도로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적적인 요소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수비진들이 차분한 마음가짐과 함께 아르헨티나전을 대비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허정무 감독은 "우승후보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우리가 할 것을 한다면 결과에 관계없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영표는 "승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경기다"고 동료들을 독려했고, 이정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이기면 좋겠지만 비기더라도 16강에 다가설 수 있으므로 버틸 때까지 버텨보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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