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이하 수삼)와 대하드라마 '거상 김만덕'(이하 김만덕)이 오늘 나란히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KBS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한날 종영하게 됐지만 그 의미와 성과는 대조적이다. '수삼'은 부동의 시청률 왕좌를 차지하며 명예로운 퇴장을 하는 듯하지만 방송 기간 내내 방송가 안팎과 안방의 비난을 독차지했다. 반면 '김만덕'은 교훈적이고 신선한 사극이란 호평을 얻었지만 시청률 성적은 부진해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 10월 17일 첫 선을 보인 '수삼'은 70회를 끝으로 평균 시청률 32%의 흥행 질주를 마무리하게 됐다. 쉴 새 없이 '막장' 논란에 휩싸였지만 지난 4월 11일 방송분은 42.1%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방송 내내 큰 인기를 누렸다.(전국, AGB닐슨 기준) 김건강, 김현찰, 김이상 등 삼형제를 중심으로 엄청난, 도우미, 주어영 등 세 며느리에 전과자, 계솔이, 주범인 등 주조연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캐릭터가 비정상적이란 비난을 받았다. 또 불륜, 사기, 이혼 위기 등 부부 관계에 있어 극단적인 갈등을 주 소재로 삼으며 막장 스토리라는 질타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청률은 보란 듯이 치솟았고 주간 시청률 전체 1위 자릴 놓치지 않았다.

결말로 달려오면서 '막장'의 오명을 벗으려는 듯 갈등 관계에 놓였던 인물들을 급하게 화해시키고 온갖 억지 감동 코드 등을 우겨넣었지만 70회간 누적된 막장 기운이 쉽게 빠질 순 없었다. 시청률은 줄곧 고공비행을 했지만 '웰메이드 드라마', '수작'이란 평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김만덕'은 조선 정조 시대 비천한 기녀에서 당대 최고의 거상으로 거듭났던 제주 출신의 실존인물 김만덕의 생애를 다룬 작품. 이미연이 타이틀롤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가난한 집안 출신에다 전직 기생이었지만 유통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룬 후, 기근에 시달리는 수많은 제주도민을 살려내는 데 쾌척했던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선각자, 김만덕의 이야기는 교훈적이고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아냈다. 이미연 한재석 박솔미 등과 고두심 김갑수 최재성 등 주조연 배우들이 호연한 가운데 특히 중장년층의 눈길을 끌기 좋았지만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며 고전했다.
지난 3월 6일 첫 방송 이후 평균 시청률이 12.7%에 머물며 비슷한 시간대 방송됐던 MBC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SBS '인생은 아름다워'와 힘든 싸움을 펼쳤다. 이 같은 시청률 성적에 대해 일각에서는 "왕조사를 탈피해 새로운 위인을 다룬 점이 신선했지만 반대로 대중적인 재미를 꾀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명성황후'에서 전무후무한 카리스마를 선보여 극찬 받았던 배우 이미연이 이번 작품에서는 제 몫을 100% 해내지 못했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그러나 평균시청률 12.7%라는 성적이 아쉽기는 하지만 '쪽박'은 아닌데다 드라마의 완성도나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았기에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한편 '수삼' 후속으로는 19일부터 새 주말연속극 '결혼해주세요'가 전파를 타고 '김만덕' 후속으로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전우'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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