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김명민, 연기본좌는 달랐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6.13 09: 09

김명민은 최근 자신의 신작 '파괴된 사나이' 제작보고회에서 "연기본좌나 명민좌 등의 수식어로 불릴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심정이다. 연기 잘하는 선배들한테도 부끄럽고 죄송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배우 가운데 김명민 말고 '연기본좌' 애칭을 들을 수 있는 연기파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한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배우 김명민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신의 영역이다. 태생 신자로 집안이 모두 기독교를 믿는다는 그가 딸을 유괴당하는 처절한 경험을 겪으며 신을 버리는 목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크랭크인 초기부터 김명민의 또 다른 도전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릴러 신작 '파괴된 사나이'에서다.

여기서 김명민은 딸을 잃고 세상을 버린 아버지의 피맺힌 절규와 8년 뒤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을 다시 찾아야만 하는 극단의 감정을 연기한다.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해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으로 시청률 불패의 신화를 쓴 뒤 영화 쪽에서는 지난해 전국 400만명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 흥행배우로 거듭난 그다. 맡는 배역마다 늘 육체와 정신력의 한계에 도전했던 그가 '파괴된 사나이'에서 또다시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가슴 저린 캐릭터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명민은 포스터 촬영에서 딸이 유괴당해 죽은 줄 알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버지 주영수의 슬픔과 분노가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처연한 표정과 눈빛으로 만들어냈다. 또한 '딸을 잃고 나는 죽었다...'라는 슬프고도 강한 카피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피맺힌 슬픔, 신을 향한 원망까지 담겨져 있어 단 한 장의 포스터만으로도 영화 속 감정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김명민만의 힘이다.
영화 촬영 내내 촬영시간을 어긴 적이 없어 오히려, 현장 스태프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김명민은 신사동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던 포스터 촬영 당일에도 가장 먼저 도착하여 감정 몰입을 준비, 촬영 시작과 함께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내며 이를 지켜보던 스태프들로부터 '역시 김명민'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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