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 명성에 못미치는 연기로 팬들을 실망시켰던 중견 배우 박중훈이 신작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의 열연으로 흥행몰이에 나섰다.
지난 달 20일 개봉한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내 깡패 같은 애인'은 관객 입소문을 타고 뒷심을 발휘하며 이번 주말 7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관객집계: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중훈은 안성기와 호흡을 맞춘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를 비롯해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거칠고 강렬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스타다. 코믹 과 액션을 맛깔지게 버무릴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 가운데 한 명이지만 2000년 이후 이 분야에서 뚜렷한 대표작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해운대'로 천만관객을 돌파했지만 영화 속 지적인 박사 캐릭터와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고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와 '황산벌'에서 색다른 칼라와 노련미를 보여준게 위안거리다.
그런 그가 '게임의 법칙' '깡패 수업' 등에 이어 다시 별 볼일 없는 3류 깡패로 나선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는 모처럼 자신의 진가를 그대로 발휘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알찬 흥행이 개봉 4주차까지도 이어지면서 평단의 칭찬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특히 '내 깡패 같은 애인'이 제작비 8억2천 만원의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박중훈의 저력이 새삼 강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현실적인 소재와 섬세한 연출력 그리고 주연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개봉 18일 만에 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찍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성과를 일궈낸 바 있다. 손익 분기점 돌파 이후 개봉 4주차 평일에도 꾸준한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며, 할리우드 대작들의 물량공세 속에서도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영화는 경기침체로 인해 취업난에 허덕이는 일명 ‘88만원 세대’의 고충을 토로하는 사실적인 에피소드와 반지하 옆방 이웃으로 만난 취업 준비생과 삼류 깡패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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