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 쪽으로 어려운 타구가 가도 정말 믿음직하게 처리하니까".
실력있는 유망주인 만큼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라를 위해 공헌했으면 좋겠다는 선배의 이야기. '써니' 김선우(33)가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동시에 최근 3루수로 선발 출장 중인 '우윳빛깔' 이원석(24. 이상 두산 베어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김선우는 6승 4패 평균 자책점 3.80(13일 현재)을 기록하며 지난 2시즌에 비해 한층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김선우는 올 시즌 9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전체 투수들 중 다승 단독 1위(9승)인 KIA 양현종과 함께 공동 3위에 위치해 있다. 선발로서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다는 증거.
1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만난 김선우는 지난 9일 6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패한 광주 KIA전에 대해 "초반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았다. 초구부터 효과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과감한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현재 두산 선발들 중 가장 계투 부하를 막는 투수 중 한 명이지만 좀 더 잘 던졌어야 했다는 자책의 이야기.
때마침 그의 뒤로 이원석이 지나쳐갔다. 지난해 주전 줄부상 공백을 메우며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의 생애 최고 성적을 올렸던 이원석은 올 시즌 54경기 2할6푼2리 5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다리 부상 중인 주포 김동주를 대신해 '핫코너' 3루를 맡고 있으나 실책이 3개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수비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저우 가야지"라는 김선우의 이야기에 이원석은 "과연 갈 수 있을까요"라며 풀 죽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원석은 6월 들어 1할2푼(25타수 3안타)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최근 위축된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라운드로 향하는 이원석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김선우는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이)원석이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꼭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단기전에서 안정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중점을 둔 것. 이원석은 롯데 시절이던 지난 2007년 이미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가끔 3루 쪽으로 빠른 타구가 갈 때도 있고 느리게 내야안타 성으로 향하는 공도 있다. 그 때마다 원석이가 안정적으로 수비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려 원석이가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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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