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호세 카페얀(29)과 훌리오 데폴라(28)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수리 선발진의 재건을 위해 국내 무대에 입성한 카페얀은 150km 안팎의 강속구가 돋보이는 우완 정통파. 전훈 캠프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4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1패(방어율 8.90)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에는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수비 불안 속에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잇딴 고배 속에 자신감을 잃어 버렸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카페얀을 계투 요원으로 기용하겠다. 카페얀에게 마음 편히 던지라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의욕을 상실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타 구단에 만만한 상대가 돼버린게 걱정"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화는 2일 이상군 스카우트 코치와 외국인 선수 통역 및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이인영 대리를 미국에 파견해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다. 카페얀이 고국행 비행기에 오를 날도 머지 않았다는 뜻.
데폴라의 구위 회복 조짐은 반가운 소식. 카페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데폴라는 시즌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지만 불안한 모습은 변함없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시즌 초반 좌충우돌했던 데폴라는 최근 5경기에서 2승 1패(방어율 3.13)로 안정된 투구를 뽐냈다. 지난달 26일 넥센전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뒤 2일 SK전(7이닝 무자책)과 9일 LG전(6⅔이닝 2자책)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한 감독은 "지금껏 도망가는 투구를 보였지만 최근 한국 무대에 적응한 것 같다. 데폴라의 공이 제대로 제구되면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what@osen.co.kr
<사진>카페얀-데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