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월드컵 조별리그 무패 행진
녹슨 전차는 없었다. '젊은 피'로 새롭게 무장한 독일 '전차군단'의 엔진은 더욱 빠르고 강력해졌다. 독일이 발락이 빠진 상황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답게 2010 남아공 월드컵 서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했다.
독일(FIFA랭킹 6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1차전 호주(20위)와 경기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독일은 전반 8분 루카스 포돌스키(쾰른), 전반 26분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후반 23분 토마스 뮬러(바이에른 뮌헨) 후반 25분 카카우(슈투트가르트)의 연속골로 승점 3점을 따냈다.
독일은 앞서 세르비아를 1-0으로 제압한 가나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독일 +4 가나 +1)에서 앞서며 D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와 함께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이어오던 조별리그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월드컵 무대서 3차례나 정상을 등극했던 독일의 저력이 잘 나타나는 경기였다. 팀의 핵심인 미하엘 발락(첼시)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월등한 체격과 파워를 앞세운 파워축구로 수비축구로 맞선 호주에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독일이 시작부터 호주를 몰아붙였다. 전반 8분 뮬러의 페널티 지역 우측에서 강하고 낮게 찌른 크로스를 포돌스키가 골키퍼 오른손을 뒤로 젖히게 하는 동물적 감각의 왼발 강슛으로 가볍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독일은 연이어 호주의 골문을 연신 위협했다.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단 한 골을 허용했던 마크 슈워처도 지칠줄 모르고 두들기는 독일의 강공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전반 23분 한 차례 골찬스를 놓쳤던 클로제가 전반 26분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머리로 그대로 밀어넣으며 2-0으로 달아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호주는 후반 11분 팀 케이힐이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고의적인 반칙을 범하며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까지 놓이게 됐다. 완벽하게 승기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숫적 우세를 점한 독일은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부으며 호주의 문전을 쉼없이 위협하기 시작했다. 후반 13분 클로제가 또 한 번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호주 수비진을 위축시켰고, 후반 23분 뮬러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포돌스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을 날리며 한 점을 보태 3-0으로 달아났다.
3-0 으로 앞서가자 여유가 생긴 독일은 후반 24분 클로제를 빼고 카카오를 투입시켰고, 1분 뒤 카카오가 메수트 외질(베르더 브레멘)의 땅볼 크로스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4-0으로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체력이 떨어진 호주는 반격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며 독일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해졌다. 결국 호주는 전세를 뒤집지 못한채 독일에 치욕의 영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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