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송새벽 "사람들이 아무도 못 알아봐요" [인터뷰]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6.14 08: 32

배우 송새벽(31)이 뜨고 있다. 영화 ‘마더’의 세팍타크로 형사 역으로 관객들에게 ‘저 배우 누구야?’ 정도의 인상을 남겼던 송새벽이 영화 ‘방자전’으로 물 만났다.
출세의 목표는 오직 더욱 많은 여자와 자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변학도 역을 맡아 정말 진지하고 진정성 있게 연기하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독특한 성적 취향마저도 흔들림 없이 올곧게 자신의 의지를 밀어붙이며 춘향이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내리치는 모습까지, ‘방자전’에서 최고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오랜 시간 동안 극단 연우무대에서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내공을 쌓았던 송새벽, 이제 그의 날들이 시작될 조짐이다.

- 변학도 캐릭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방자전’을 보고 배꼽을 잡고 있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알았는지. 
 
▲솔직히 그런 생각을 잘 못했다. 저도 영화를 보고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너무 놀랐다. 생각보다 많이 좋아서 놀랐다. 
- 변학도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해서 연기를 했는지.
 
▲일단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상당히 흥미로웠던 것은 ‘방자전’이라는 영화의 변학도라는 인물이 재해석된 부분이 흥미로웠다. ‘아...이랬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봤을 때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흥미로웠다. 보통 양반의 위엄 있고 그런 느낌보다는 처음 느꼈던 생각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 같기도 하고 편안하고 엉End하기도 하고 바보스럽기도 하고 그랬던 것이 재미있었다.
- 혀 짧은 변학도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저는 혀 짧은 소리를 일부러 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뭔가 설정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 
- 춘향이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릴 때는 이상한 성적인 취향을 보이는 변학도가 웃기면서도 너무 진지하게 연기해 살벌했다.
▲여자 배우를 때려본 것이 처음이었다. (조)여정씨가 얼굴도 작고 몸도 그래서 때리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액션만 크게 하고 실제 엉덩이에 손이 닿을 때는 살살 쳤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여정씨가 ‘오빠 괜찮으니까 때려’라고 해서 실제 세게 때렸다.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많이 아팠을 것 같다.
- 김대우 감독님과 작업은.
▲구체적으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기 보다는 눈으로 말하는 감독님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굉장히 여러 가지를 설명을 압축해서 그런 디렉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굉장히 젠틀하시고 굉장히 배려심도 많으시고 열어 두시는 스타일이다. 저도 편하게 했던 것 같다. 
- 이제 주위에서도 많이 알아볼 것 같다.
▲정말 아무도 못 알아본다. 주위에서는 못 알아본다(웃음).
- 변학도는 출세해서 여자들과 더 많이 자고 싶은 뚜렷한 목표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 부분이 너무 웃겼는데, 실제 송새벽의 앞으로의 뚜렷한 목표은 무엇인지.
▲뚜렷한 목표라기보다는 좋은 작품 계속 많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목표가 뚜렷하게 있지는 않다. 생각을 예전에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을 했을 때도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고 좋은 작품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 
- ‘넘버3’의 송강호처럼 그와 비견되는 충무로의 발견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저로서는 너무 영광이다. 연우무대의 극단 선배님이시기도 하다. 연차가 나서 같이 극단 생활은 못했다. 선배님은 일찌감치 영화로 가셨다. 요새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한 일이다. 훌륭한 선배님에 비견돼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다.
- ‘방자전’ 이후에 ‘해결사’ ‘부당거래’ 등 작품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충무로의 러브콜도 더 이어질 것 같다.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지. 
 
▲전 보다는 좀 나아지고 있다(웃음). 고시원 살았는데 지금은 대학로 근처인 한성대학교 인근에 전세를 산다. 
-결혼은.
 
▲미혼이고, 현재 여자 친구는 없지만 마음에 두는 여성분이 있다. (그 여성이 누구냐고 묻자) ‘말씀드리기 뭐 거시기 해요.’라고. 
- 결혼 계획은  
▲예전에는 막연하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 마흔 안에만 가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 존경 선배 배우는
▲극단에서 강신일 선배님 너무 존경한다. 그 선배님의 삶도 너무 존경스럽고 무대 위에 모습도 너무 존경스럽고 그렇다. 항상 어떤 작은 아버지 같은 느낌의 그런 것이 존경스럽다. 따뜻하게 늘 대해주신다.  .
- 연극 시절의 수입은 어느 정도 였는지.
▲두 달 정도 연습하고, 넉 달 공연을 올리면 60만원에서 70만원 정도 받는다. 그것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신문배달, 계단청소, 연극무대 세트 작업, 철거 작업 조명 철거 세트 작업, 그런 것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모두들 다 한다.
- 벌이가 되지 않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는지.
▲벌이가 안돼서 힘들었지만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들었다.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다. 사람들과 같이 호흡한다는 것도 그렇고 무대 위에서 한 이야기를 가지고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고 그런 모든 것이 좋았다. 실제 저의 삶은 힘들고 찌질 하지만 그런 게 되게 재미있고 나를 ‘훅’ 가게 했던 것 같다. 다른 직장에 취직을 하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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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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