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삼' 후속 '결혼해주세요', 4色 커플 열전 '호기심 증폭'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6.14 09: 07

‘엄마가 뿔났다’에 이어 ‘솔약국집 아들들’ ‘수상한 삼형제’까지 KBS 주말연속극의 흥행불패를 이어갈 ‘결혼해주세요’(극본 정유경, 연출 박만영/제작 에이스토리)가 오는 19일 첫 방송된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 대표적인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아낼 ‘결혼해주세요’는 가족의 최소 단위인 부부 또는 예비부부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가족의 가치를 되짚어 볼 유쾌한 가족극. 이번 드라마를 이끌어갈 세대를 대표하는 개성만발 네 커플의 이야기를 미리 들여다봤다.
#. 백일섭+고두심= 가부장제가 낳은 하늘과 땅 부부

‘국민 아버지와 어머니’ 백일섭과 고두심이 구청 6급 공무원으로 퇴직한 우리시대 대표 보수 아버지 김종대와 이런 독불장군 남편의 비위를 맞추며 가난한 살림에 삼남매를 키워낸 오순옥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종대는 아내, 딸, 며느리 등 여자를 발 아래로 보기 때문에 집안일은 당연히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닮은 장남 태호(이종혁)에 대한 편애가 지독하다. 가부장의 권위를 중요시하는 종대 때문에 순옥은 환갑이 지났어도 여전히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다. 요즘 순옥의 머릿속에는 결혼안한 노처녀 둘째딸과 취직 못한 막내아들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런 순옥에게 “어머니한테 껌딱지처럼 꼭 붙어살고 싶다”는 싹싹한 며느리 정임(김지영)은 참 고마운 존재다.
대한민국 대표 명품 중견연기자 백일섭과 고두심이 지난 2002년 ‘여우와 솜사탕’ 이후 8년 만에 부부로 재회, 화제를 모았다. 특히 백일섭은 인자하고 푸근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가장의 권위를 내세우며 가족들을 자신 밑으로 일렬종대 시키는 캐릭터로 변신을 감행한다. 정유경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종대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 현실적인 아버지”다. 반면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KBS ‘거상 김만덕’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상을 연기했던 고두심은 가족의 안위만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의 자화상을 그린다. 연기력 보증수표인 두 명품 중견연기자의 이미지 변신은 ‘결혼해주세요’의 기대감 상승 포인트이기도 하다.
#. 이종혁+김지영= 사랑을 책으로 배운 남자와 대중가요식 멜로가 좋은 여자가 만난 7년차 부부
배우 이종혁과 김지영은 종대네 장남 내외인 김태호와 남정임 부부 역을 맡는다.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정임은 미래가 불투명했던 대학원생 태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정임은 7년간 떡 가게 아르바이트와 대가족 살림을 병행하며 아이도 갖지 않고 열심히 내조, 태호를 명문대 사회학과 교수로 만들고 요즘 세상이 날아갈듯 행복하다. 반면 태호는 우연하게 출연한 방송에서 출중한 입담을 과시, 일약 스타교수가 된다. 그 뒤부터 자신을 둘러싼 가족과 배경에 대한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이종혁과 김지영은 첫 연기호흡에도 벌써부터 관록이 빛나는 척척 호흡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불편한 점을 속에 담아두지 못하는 털털하고 성격이 맞아떨어지는 동갑내기 배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로 지목한 이종혁과 김지영의 첫 부부 연기가 이에 기대감을 한껏 상승시키고 있다.
#. 한상진+오윤아= 괴팍한 홀아비와 골드미스, 티격태격 앙숙커플
한상진과 오윤아는 괴팍하고 까칠한 싱글대디 한경훈과 골드미스 초등학교 교사 김연호로 티격태격 앙숙 커플을 이룬다. 종대네 둘째 연호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초등학교 교사이지만 집에서는 까칠하고 얄미운 노처녀. 경훈은 아들 준이를 위해서라면 생수배달, 택시운전, 번역 등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싱글 대디로 그의 과거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 연호는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반장 준이 아버지 경훈과 묘하게 엮인다. 성격이 어찌나 괴팍한지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대판 싸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가 점점 좋아져버렸다.
한상진의 ‘나쁜 남자’ 대열 합류, 오윤아의 두 얼굴의 연기가 이 커플의 관전 포인트. ‘솔약국집 아들들’에서는 여자에게 말도 못 붙이던 순수 우직남이었던 한상진은 바른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까칠하고 괴팍한 홀아비로 대대적인 연기 변신을 꾀한다. 오윤아 역시 얄미운 시누이와 친절한 선생님 사이를 오가며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 성혁+이다인= 하룻밤 사고로 사랑에 빠져버린 깜찍발랄 막내커플
신예 성혁과 이다인은 ‘결혼해주세요’에서 김강호와 유다혜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깜찍발랄 막내 커플을 이룬다. 종대네 막내아들 강호는 감기를 달고 사는 약골에 딱히 잘 하는 것이 없어 대학을 졸업한지 3년이 지났지만 취직이 안 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고등학생들의 시비에 말린 여자 다혜를 만난다. 의협심에 아는 척했다가 오히려 무술 유단자인 다혜가 강호를 구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무서운 엄마 인선의 강권에 못 이겨 유학을 준비 중이던 다혜는 강호와 재회하게 되고 두 사람은 만취 상태에서 사고를 치고 만다.
하룻밤 불장난으로 격렬하게 만났지만 20대의 풋풋한 사랑을 이어갈 성혁과 이다인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막내커플 역에 낙점됐다. 신인다운 뜨거운 열정을 지닌 동시에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이 정유경 작가와 박만영 PD의 날카로운 눈을 통과한 것. 백일섭, 고두심, 이종혁, 김지영, 한상진, 오윤아 등 연기파 배우들의 관록이 빛나는 연기 속에서 두 신인배우의 싱그러운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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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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