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0년 상반기도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도 방송 3사는 여러 편의 미니시리즈와 연속극을 선보이며 안방의 드라마 팬들을 유혹했다. 많은 작품이 쏟아졌지만 지난해 상반기 전국을 강타했던 '이민호 신드롬'처럼 눈에 띄는 신예의 활약은 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초까지 KBS에서 방송됐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고 이민호라는 슈퍼 루키를 배출했다. '꽃보다 남자' 이전에도 수편의 영화나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던 이민호는 '구준표'라는 캐릭터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됐다. 이민호는 광고계 러브콜 1순위로 떠오르며 온갖 CF를 섭렵했고 이후 여러 작품의 출연 제의를 받으며 몸값을 높였다. 약 1년간 고심한 끝에 올 봄 MBC '개인의 취향'으로 컴백했고 여전히 건재한 인기를 확인했다.
그런가하면 하반기 방송됐던 MBC 사극 '선덕여왕'의 김남길도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던 케이스. 중고 신인이었던 김남길은 '선덕여왕' 속 '비담'으로 출연, 작품의 높은 인기를 등에 업고 전국의 여심을 흔들었다. 매력적인 카리스마를 풍기며 '비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남길은 '선덕여왕' 이후에 가장 주목받는 루키로 꼽혔다. 최근 SBS '나쁜 남자'로 브라운관에 복귀, 변치 않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이민호 혹은 김남길에 비견될만한 대형 신인이 보이지 않았다. KBS '공부의 신'과 '추노', '신데렐라 언니', MBC '파스타'와 '동이', SBS '이웃집 웬수' 등 상반기 히트작들에서는 대부분 기성 배우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김수로 유승호 배두나(공부의 신), 장혁 오지호 이다해(추노), 문근영 천정명(신데렐라 언니), 이선균 공효진(파스타) 유호정 손현주 신성록(이웃집 웬수) 등 주연으로 활약한 배우들은 이미 어느 정도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거나 인기를 모았던 연기자들이다. 히트작 외에도 상반기 드라마 전체적으로 매력적이고 젊은 청춘배우를 발견하는 재미는 찾기 힘들었다.
지난해 이민호와 한효주, 이승기, 김남길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의 히어로 혹은 히로인으로 그 수혜를 톡톡히 입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다. '신데렐라 언니'의 서우나 택연, '추노'의 김하은, '검사프린세스'의 박시후 등이 상당한 관심을 받았지만 '제2의 이민호' 소리를 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관록 있는 중견 연기자나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상을 보는 것도 편안하고 즐겁다. 하지만 장래적인 안목에서 생각한다면 매력적이고 신선한 젊은 피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과연 남은 하반기, 또 한 번 안방을 놀라게 할 신인 배우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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