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의 승부는 F조 1위를 가르는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변이 없는 한 두 팀이 16강 진출국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FIFA 랭킹 5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3시 30분 케이프타운의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파라과이(31위)와 2010 남아공월드컵 F조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모두 물샐 틈 없는 철벽 수비가 특징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탈리아는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고 남미를 대표하는 파라과이는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격파해 축구 강국으로 우뚝 섰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이탈리아가 우세하다. 노련한 베테랑들로 이루어진 이탈리아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 4회, 본선 진출 16회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도 우승한다면 브라질과 함께 최다 우승국이 된다.
그러나 파라과이가 탄탄한 수비 외에도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역습에 능하다는 점이 이번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게 한다. 반면 이탈리아 대표팀은 노장 위주라 아무래도 체력적인 면에서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 2년 연속 우승 도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이탈리아가 2년 연속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이탈리아 대표팀의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노련미’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대표팀 최종 명단에 신예 선수 대신 경험 많은 베테랑들의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이탈리아 대표팀에는 지난 월드컵 우승멤버가 9명이나 된다. 이런 덕분에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카테나초(Catenaccio)’로 통하는 철저한 수비는 이탈리아가 가진 대표적인 장점이다. 여기에 빗장 수비로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막아내다가 기습적인 반격을 시도하는 ‘선 수비-후 공격’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어 무척이나 위력적이다.
‘야신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존재 또한 이탈리아의 전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지난 월드컵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파비오 그로소(유벤투스)가 빠졌다는 점이 아쉽다. 전술의 핵심인 안드레아 피를로(AC 밀란)가 허벅지 부상으로 파라과이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 또한 불안 요소 중 하나다. 노장이 많은 이탈리아 대표팀의 특성상 파라과이의 빠른 스피드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전성기가 저물어가는 노장들이 제몫을 해 주고 상황에 따라 젊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뒤를 받쳐줄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mbed width=350 height=543 src='http://fifaonline.pmang.com/squad/t.nwz?url=564380' quality='high'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
▲파라과이, 빠른 스피드로 16강 도전
파라과이는 남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살바도르 카바나스의 공백이 아쉽지만 탄탄한 수비로 이탈리아와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카바나스는 예선에서 6골을 폭발시키며 주목받았지만 불의의 총격 사고를 당해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
마르티노 파라과이 감독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굳은 재활의지를 보이고 있는 카바나스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카바나스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8년 만의 16강 진출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라과이 대표팀의 강점 역시 막강한 수비력이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16골만 허용하며 브라질(11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점이 적었다. 골키퍼 후스토 비야르(바야돌리드)의 동물적인 감각을 이용한 선방 능력, 다리오 베론(우남)과 파울루 다 실바(선더랜드) 등 수비진은 남미에서 최정상급 전력으로 손꼽힌다.
‘꽃미남 스타’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를 중심으로 하는 빠른 스피드도 파라과이가 자랑하는 공격 스타일이다. 산타크루스는 1m 89cm의 큰 체격에 발리, 터닝, 오버헤드 킥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탈리아의 전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의 향방은 아직 예측할 수 없다. 이탈리아가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파라과이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멕시코와 평가전에선 1-2로 패했고, 스위스전에서도 1-1로 간신히 비기며 월드컵을 앞두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embed width=350 height=543 src='http://fifaonline.pmang.com/squad/t.nwz?url=564383' quality='high'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
▲이탈리아-파라과이 예상 라인업
이탈리아(4-3-3)= 잔루이지 부폰; 잔루카 잠브로타, 파비오 칸나바로, 조르조 키엘리니, 도메니코 크리시토; 다니엘 데 로시, 리카르도 몬톨리보,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빈첸초 이아퀸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안토니오 디 나탈레
파라과이(4-4-2)= 후스토 비야르; 카를로스 보내트, 다리오 베론, 파올로 다 실바, 클라우디오 모렐; 엔리케 베라, 호나탄 산타나, 크리스티안 리베로스, 아우렐리아노 토레스; 로케 산타크루스, 루카스 베리오스
rosecut@osen.co.kr
<사진> 잔루이지 부폰-로케 산타크루스.